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이 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0 K리그1 2라운드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2대 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패로 팀이 침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사기가 떨어지지 않게 방법을 찾겠다.”

프로축구 K리그1 초반 판세에서 수원 삼성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양강’을 맞아 2라운드까지 2연패. 시즌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패까지 합치면 4연패 수렁이다. 이임생(49) 감독의 경기 후 발언처럼, 승패를 떠나 팀 사기 저하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마치 지난해를 떠올리게 한다. 이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 수원은 1~2라운드에서 울산과 전북에 모두 졌다. 이어진 성남 FC 원정에서 또 패배하며 3연패를 했다. 이 초반 연패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원은 K리그1 8위에 머물렀다. 다행히 시즌 막판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으로 기사회생했지만, K리그 ‘전통 명가’였던 과거 위상을 생각하면 초라한 결과였다.

부진 극복을 위해 이 감독은 올 시즌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초반 2경기에서 ‘양강’을 만나는 대진운에 경기 중 불운까지, 뜻대로만 상황이 풀리진 않았다. 전북전에선 ‘닥공’을 후반 막판까지 잘 막아내다가 안토니스가 퇴장 당한 여파로 결승골을 얻어맞았고, 2차전에선 울산을 2-0으로 몰아붙이다가 막판 집중력 저하로 3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 감독은 울산전이 끝난 뒤 “좋은 팀을 상대로 자신 있게 한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두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이 나아진 건 다행인 부분이다. 전북전에서 수원은 키패스를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슈팅은 6개(유효슈팅 0개)에 그쳤다. 키패스 13개에 슈팅 17개(유효슈팅 5개)를 기록한 전북에 완전히 밀린 것. 하지만 울산전에서 수원은 압도적인 키패스(10-6) 수를 기록했고, 슈팅(11-12, 유효슈팅 5-5) 면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했다.

이번 주말 수원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만난다. 인천은 지난 시즌 초반 3연패 중이던 수원에 연패 탈출을 선사한 팀이다. 수원으로선 질 수 없는 경기. 미드필더 고승범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승범은 울산전(81번)에서 전북전(107번)보다 패스를 20회 이상 더 기록하며 공격 전개의 기점이 됐다. “공격 전환시 속도가 느리다”고 전북전을 분석한 이 감독의 ‘키 플레이어’라 할 만 했다. 전반 44분엔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최성근이 부상을 입고 안토니스가 퇴장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감독이 평소 “스스로의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는 선수”라고 평가하는 고승범이 또 다시 자신의 실력을 드러낸 것.

인천의 굳건한 수비력은 수원이 풀어야 할 난제다. 인천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56) 감독은 지난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를 최소실점 2위(42실점) 팀으로 만들어냈다. 인천에서도 이런 지도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짠물 수비’로 승점 2점(2무)을 획득했다. 게다가 ‘무승’인 인천도 수원전을 벼르고 있다. 인천 관계자는 “수원전에선 뒤로 물러서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케힌데-무고사의 외인 투톱과 후반 투입될 송시우의 빠른 발에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노장 선수가 주축이고 뒷받침해주는 선수들이 약해 올 시즌 ACL을 병행해야 하는 수원으로선 강등을 걱정해야할 판”이라며 “강등권팀 인천에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라운드 수가 줄어든 이번 시즌의 수원 성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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