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대응으로 코로나19를 조기에 진압한 뉴질랜드가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뉴노멀’ 아이디어로 주4일 근로제 시행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저신다 아던(사진) 총리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라이브 동영상에서 고용주들에게 주4일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뉴질랜드의 관광 거점인 북섬 로토루아를 방문한 아던 총리는 “많은 사람이 주4일제를 제안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고용주와 근로자들이 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재택근무 등 탄력적인 방법으로도 생산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던 총리의 이 같은 제안은 코로나19로 뉴질랜드의 관광산업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관광수입은 뉴질랜드 국내총생산(GDP)의 6%, 고용의 15%를 차지한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초기에 외국인 입국 금지, 강력한 전국 봉쇄령 등을 실시해 모범적인 방역 성과를 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4일부터 국가 비상사태도 해제했다. 식당과 카페의 영업이 재개됐고 국내여행도 허가됐다.

그러나 여전히 하늘길이 막혀 있기 때문에 해외관광객을 유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아던 총리의 주장이다. 아던 총리는 “고용주들이 (주4일제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볼 것을 적극 제안한다”면서 “전국의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선 이미 주4일 근무를 시행 중인 회사도 있다. 2018년부터 주4일제를 실시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퍼페추얼 가디언의 설립자 앤드루 반스는 “주4일제 시행 이후 직원들의 행복감과 생산성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경제와 관광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의 주4일제 제안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아던 총리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라면서 “인기에 힘입어 뉴질랜드 정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제안을 했고,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코로나 세대’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세계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기를 갈망할 때 뉴질랜드는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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