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맞춰 관련 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선 전기차 배터리가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에 포함되면서 관련 소송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협상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26기가와트시(GWh)였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올해 434GWh, 2030년 2985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마켓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18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169조원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이다.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 등이 뒷걸음치는 사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치고나오는 형국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의 10.7%를 점유했던 LG화학은 올해 점유율을 27.1%로 늘려 1위에 올라섰다. 삼성SDI는 4위, SK이노베이션은 7위다.

업계에선 중국의 보조금 전략, 유럽의 환경규제, 전기차 가격의 하락세가 맞물리는 2024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SNE리서치는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수요 대비 공급이 40%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은 수급 불균형에 대비해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 공장 배터리 납품사로 LG화학을 선정했다. 이후 CATL을 기가팩토리 배터리 파트너사로 선정해 원통형 배터리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스웨덴의 노스볼트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6000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업체들도 잰걸음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배터리 3사는 최근 중국 현지 배터리 공장에 기술진을 파견했다. LG화학은 지난해까지 150조원 규모의 누적 수주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56조원, SK이노베이션은 50조원 규모로 3개 기업의 수주잔액이 200조원을 넘겼다.

마침 문재인정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친환경 경제정책 ‘그린 뉴딜’에 포함하고 지원키로 했다. 이에 발맞춘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삼성SDI 사업장으로 초대해 차세대 배터리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배터리 소송전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협상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월 예비결정을 통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침해 소송에 대해 조기패소 판결하며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선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을 고려한다면 올해 10월 최종 판결 전에 조기 합의가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피해보상금 등 합의 조건이다. 양측의 견해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빨리 합의하는 게 양측에 좋다고 본다”고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공은 SK 측에 있다. (SK 측이) 피해 입힌 규모를 산정해 합의액을 제시할 순서”라고 말했다.

권민지 강주화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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