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출입문이 25일 굳게 닫혀 있다. 강서구의 한 미술학원 강사와 학원에 다니는 유치원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인근 학교인 공진초와 서울공항초는 이날 긴급돌봄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교일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학교 현장은 정부의 모호한 학교 방역지침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부는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 등교를 이틀 앞둔 시점까지도 에어컨 가동이나 마스크 착용 지침조차 확정 짓지 못했다.

교육부는 25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에어컨은 현재 창문 3분의 1 이상 열고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생활방역위에서 조금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조만간 내용이 정해지면 다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실 에어컨은 모든 창문을 3분의 1 이상 열고 가동하도록 돼 있는데 변경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지난주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 사용 지침도 새로 만들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현장은 답답해하고 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나이가 어릴수록 교사 통제를 잘 따르므로 괜찮다는 입장과 어려서 통제가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상충하는 모습이다.

세종시에서 유치원생과 초등 3학년생을 키우는 직장맘 이모(35)씨는 “둘째 아이는 선생님에게 기침 예절을 배운 뒤 몸에 체득한 모습이다. 3학년 아이보다 잘 지키는 편이다. 교사 통제에 잘 따를 것으로 본다”면서도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다른 유치원 아이들을 보면 마스크가 흥건하게 젖어오던데 방역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다른 유치원생 학부모는 “어린이 괴질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교가 가능하다는 정부 판단을 믿고 싶지만 등교가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의 30대 초등 2학년 학부모도 “이제 와서 굳이 학교 갈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모였다 하면 집단으로 감염되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초등 1학년 학부모 최모(42)씨는 “실내에서 축구학원도 마스크 쓰고 보내고 다른 학원도 다 가는데 학교가 더 위험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학습권이 과도하게 침해되고 있는데 언제까지 미룰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교사들도 초유의 상황에 긴장하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 대형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 J씨는 “유치원은 초등·중학교처럼 좌석제가 아니어서 거리두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면서 “교사 1명이 20명 가까이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보다는 거리두기에 집중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의 유치원 교사 김모씨는 “교실이 좁아 1m 거리두기도 힘들다. 친구들끼리 근접해서 상호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게 진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방역지침이 너무 급박하게 나온다는 불만도 상당하다. 김씨는 “공문이 뉴스 기사보다 너무 늦게 발송돼 현장은 하루하루 회의와 업무처리, 가정통신문 전달로 정신이 없다. 등원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교사도 학부모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교육담당 정책위원은 “교육부 발표가 등교에 너무 임박해 발표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4일 발표한 학교 내 밀집도 최소화 조치 역시 학교가 준비할 시간을 이틀밖에 주지 않았다”면서 “에어컨을 어떻게 틀어야 할지 마스크는 또 어떻게 써야 할지, 지원 인력 3만명은 또 언제 어떻게 투입되는지 확실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도경 강보현 최지웅 기자 yid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