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고용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방역 정책과 고용 지표가 맞물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한국처럼 방역에 성공한 나라는 실업률이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감염을 유발하는 사회적 접촉을 줄인 만큼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가 감소한 탓이다. 반면 방역보다 ‘개인의 자유’ ‘경제’를 앞세웠던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은 실업률 감소세를 보였다. 세계 경제 최강국인 미국은 방역도, 고용지표도 동시에 악화됐다. 어떤 경우든 전례 없는 상황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고용 유지가 어려워 보인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6개 회원국의 지난 3월 평균 실업률은 전월(5.2%)보다 0.4% 포인트 오른 5.6%를 기록했다. 37개 회원국 중 2~3월 실적이 확정되지 않은 국가를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다.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위축된 각국의 고용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방역 활동의 강도 및 경제 활동이 얼마나 위축됐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랐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한국이 대표 사례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춘 한국의 실업률은 지난 2월만 해도 3.3%였다. 하지만 3월로 접어들면서 3.8%로 0.5% 포인트 높아졌다. 1개월 사이 실업률이 0.5% 포인트 이상 상승한 OECD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9개국 정도다.

전형적인 공식과 동떨어진 곳도 있다. 이탈리아·스웨덴의 경우 2월보다 3월 실업률이 되레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9.3%에서 8.4%로 0.9% 포인트, 스웨덴은 7.5%에서 6.7%로 0.8% 포인트 하락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 사례가 발생했던 이탈리아나 ‘집단 면역’ 실험을 했던 스웨덴의 실업률 하락은 방역보다 고용 유지를 우선시한 결과로 읽힌다. 개인의 자유를 인위적으로 억압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흐름만 있다면 간단하겠지만 이분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용시장의 해법을 찾기 힘들게 만든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도 높아지면서 방역까지 실패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나왔고 실업률도 2월에 3.5%에서 3월 4.4%로 급증했다. 방역을 완화한다고 해서 위축된 고용이 회복될 거라고 예단할 수 없는 것이다.

OECD는 여성과 청년(만 15~24세)들이 이런 상황에 피해가 크다며 이들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OECD의 26개 회원국만 놓고 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의 실업률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이 0.4% 포인트 오를 동안 청년의 실업률은 평균 1.0% 포인트나 오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OECD는 “코로나19가 가져 온 전례없는 실업률 상승”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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