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왼쪽 사진)과 임희정(가운데 사진)이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나란히 ‘챔피언 조’로 편성돼 1번 홀 티샷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대회의 첫날인 14일 1라운드 1번 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티오프하는 조아연. 이들 3명은 모두 루키 시즌인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고 올해 2년차로 넘어온 2000년생 동갑내기다. 연합뉴스

데뷔 시즌의 성과를 2년차에 연결하지 못하고 부진에 허덕이는 ‘소포모어 징크스’가 프로스포츠에서 비일비재하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 몰아쳤던 ‘2000년생 돌풍’이 올 시즌에 ‘태풍’으로 확대될 기세다. 올해로 만 20세가 된 2000년생 2년차 트리오 박현경·임희정·조아연 얘기다.

박현경·임희정·조아연은 오는 28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지는 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 샷을 조준하고 있다. 출전자 144명이 이 대회에서 총상금 8억원 가운데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경쟁한다. 세 선수 중 하나가 우승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의 KLPGA 투어는 2회 연속으로 2000년생을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리게 된다.

박현경과 임희정은 이미 우승권에서 올 시즌을 출발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폐막한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4라운드 ‘챔피언 조’로 동반 라운딩을 펼쳤다. 이 대회는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을 포함해 이정은6(24) 같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이 출전하는 등 150명이 참가, KLPGA 투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의 ‘올스타전’급 라인업에서 박현경과 임희정은 주눅이 들지 않고 우승을 경쟁했다. 그리고 박현경은 역전 우승으로 프로 2년차에 첫 승을 달성했고, 4라운드를 선두에서 출발했던 임희정은 1타 차로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박현경의 첫승으로 2000년생 2년차 트리오는 마지막 퍼즐조각을 끼웠다. 박현경과 우승을 경쟁했던 임희정은 지난 시즌 후반부에 3승을 쓸어 담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 랭킹 24위로 KLPGA 소속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점하고 있다. KLPGA 투어 성적만으로 집계되는 K-랭킹 1위도 임희정이다.

이 대회를 공동 19위로 완주했던 조아연은 지난 시즌에 2승을 수확하고 생애 한 번밖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 승수를 쌓지 못했던 박현경이 2년차로 넘어와 투어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2000년생 강세에 불을 지폈다.

박현경은 이제 E1 채리티오픈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5위에 올랐던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박현경은 26일 “사우스스프링스는 핀 위치에 따라 그린 공략이 중요하다. 퍼트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며 “2주 전에 우승을 거두고 출전하는 만큼 평소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2년차의 강세는 지난 시즌에도 두드러졌다. 그 선봉에 투어 최강자 최혜진(21)이 있다. 최혜진은 2년차였던 지난 시즌에 상금왕(12억716만2636원)·다승왕(5승)을 포함한 주요 부문 타이틀 6관왕을 달성했다. 최혜진은 이제 2000년생 2년차 트리오의 돌풍을 저지하는 3년차의 신분으로 E1 채리티오픈에 임하게 된다. 최혜진은 “올 시즌에 출전한 대회마다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성적보다 내 스스로에게 느낀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에는 아쉬움을 남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정은6·김효주(25)를 포함한 LPGA 투어 선수들도 올해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강자 배선우(26)도 경쟁에 합류한다. 배선우는 KLPGA 챔피언십 초반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추월을 허용해 임희정과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배선우에게 이번 대회는 아쉽게 놓친 트로피를 찾아올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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