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서 1년 실격 징계를 받은 전 국가대표팀 선수 강정호(33·사진)가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할 경우 연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운전 삼진아웃’ 사실을 둘러싼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선웅 변호사는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정호가 전날 열린 KBO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반성문에 국내 프로야구 복귀 시 연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부분에 대해 “강정호 본인이 직접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전날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를 열고 강정호의 과거 음주운전 3회 행적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당시 강정호는 미국 텍사스주 자택에 머물고 있어 김 변호사가 대신 출석해 A4용지 2장 분량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에 선수 측 변호사가 대리출석하는 게 드문 일이긴 하지만 최초 사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상벌위는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을 확정지었다. 결과가 발표된 뒤 지나치게 약한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현행 야구규약 규정은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를 시 3년 이상 실격 징계를 내린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당 규정이 2018년 개정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처분이 현 규정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건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재 상태에서 강정호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과 계약을 한다면 내년부터 경기에 뛸 수 있다. 과거 2014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당시 자유계약(FA) 신분이 아닌 상태에서 포스팅(비공개 입찰제)을 통했기 때문에 현재 임의탈퇴 신분이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재계약하거나 혹은 방출을 요청해서 다른 구단과 계약해야 한다. 결국 강정호의 복귀 가능 여부가 키움 구단에 달린 셈이다.

강정호가 제 기량을 찾는다면 키움으로선 전력에 도움이 될 건 명확하다. 그러나 성적을 위해 나쁜 전례를 남겼다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강정호를 배려해 이적이 가능하도록 방출한다고 해도 실익도 없이 여론의 지탄을 감수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키움은 아직 대외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강정호 측이 상벌위에 연봉 사회환원 약속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강정호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4년까지 키움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 반열의 유격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타격과 수비를 겸비한 자원이었다. 국내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의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14년 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직행했다. MLB 진출 이후에도 잠깐의 부상을 제외하면 대체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강정호의 경력은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급전직하하기 시작했다.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8년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지난해 8월 MLB에서도 방출됐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적발 전 미국 현지에 머무를 당시에도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가 고소인인 백인 여성이 연락두절 돼 조사가 중단된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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