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착용’ ‘응시 공간에 지인 동석’ ‘TV 음 소거로 틀어놓기’ ‘책상 밑 커닝’….

사상 처음으로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치르는 삼성그룹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채용 필기시험 모의 테스트에 이처럼 다양한 ‘커닝’ 수법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 커닝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모의 테스트를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은다.

공정성 우려에 대해 모의 테스트 감독관으로 참여한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26일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래서 응시생을 촬영하고 있어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감독할 수 있었다”며 “온라인 시험의 커닝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시험장에서는 30명가량의 응시생을 감독해야 했는데 온라인 시험에서는 한 감독관이 9명의 응시생을 감독, 충분한 감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응시자로 테스트에 임한 계열사 관계자도 “시험을 치르는데 시간이 부족해 문제 풀기에 급급했다. 기존 시험용지에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한 응시자는 달라진 온라인 환경에서 시간에 쫓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첫 온라인 GSAT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철저히 대비했다. 실제 상황에서 커닝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모의 테스트를 진행, 끝날 때마다 피드백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했다. 공채 실시를 앞둔 다른 기업들이 초유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삼성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앞서 삼성은 서류합격자에게 온라인 시험에 필요한 도구를 담은 꾸러미(키트)를 우편 발송했다. 키트에는 개인정보보호용 신분증 가리개와 스마트폰 거치대, 영역별 문제 메모지, 응시자 유의사항 안내문이 담겼다.

시험 당일에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감독관이 시험 전 책상 위·아래, 손목과 귀 등 주변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이 작동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막는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녹화된 영상으로 응시자의 문제 풀이 과정을 다시 확인한다.

응시자는 발송된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컴퓨터로 삼성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봐야 한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응시자와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 등이 모두 나와야 한다. 이 영상은 감독관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감독관은 부정행위가 의심되거나 주변 소음이 생기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응시생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삼성은 철통같은 방어를 뚫어낸 부정응시자를 위한 후속 방안도 마련했다.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응시자는 시험 결과가 원천 무효 처리되고 향후 5년간 응시가 불가능해진다. 민·형사상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

삼성 온라인 GSAT는 오는 30~31일 이틀간 오전·오후 총 네 차례로 나눠 치러진다. 모두 17개 계열사에 지원한 응시자들이 시험을 보게 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