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딜러들이 26일 서울 중구 본점 딜링룸의 주가 스크린 앞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두달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8% 오른 729.11로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9.9원 내린 1234.3원에 마감했다. 윤성호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 악화로 인한 우려 속에서도 ‘V자 반등’에 성공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두 달여 만에 종가 기준 2000선을 회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장에서도 언택트(Untact·비대면) 관련주와 2차전지 종목, 제약·바이오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퍼진 결과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연 이틀(전날 1.24%) 1%대 상승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 2000선을 회복한 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고 있던 3월 6일(2040.22) 이후 53일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 대비 9.22포인트(1.28%) 오른 729.11에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18억원, 95억원 동반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은 4802억원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환율도 9.9원 내린 달러당 1234.3원에 마감됐다.


증시가 최근 V자 반등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세계 주요국에서 잇달아 경제 재개를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봉쇄 조치 및 관련 규제를 완화했고, 전날 저녁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선포했던 긴급사태를 48일 만에 해제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2.55% 급등했다. 유럽 주요 증시에서도 2%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언택트와 제약·바이오, 2차전지 등 특정 종목이 V자 반등에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언택트주 카카오는 이날 장중 27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네이버는 전날보다 0.83% 하락했지만 연초(1월 2일) 주가(18만2500원)와 비교하면 31%가량 올랐다.

한국판 뉴딜에 ‘그린 뉴딜’도 포함된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이날 2차전지 종목인 삼성SDI(11.49%) SK이노베이션(14.15%) LG화학(6.29%) 등도 급등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미 제약업체 모더나와 노바백스 등의 임상시험 소식에 백신 관련 제약·바이오주도 꾸준히 수혜를 입었다.

이러다보니 증시 전망도 밝아졌다. SK증권은 최근 하반기 전망 리포트에서 올해 코스피가 2300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코스피가 최고 2250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 물량과 고용률, 기업 실적 등 실물경제 지표는 나날이 악화되는 와중에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금융위기 때도 일시적으로 극복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된 경험이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딱히 투자처가 없는 돈이 주식시장에 몰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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