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AP뉴시스

음주운전 전과를 안고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복귀를 추진하는 강정호(33)의 ‘빅리그’ 경력은 끝났다는 미국 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국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소속팀을 찾아야 하는 복귀의 불확실성, 가장 빠르게 프로 신분을 회복해도 30대 중반인 연령을 고려할 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회귀는 강정호의 선택지에 없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외통수’ 같은 상황이 강정호 앞에 놓여 있다.

미국 NBC스포츠는 27일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과 300시간 봉사활동을 명령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 징계 내용을 소개한 뒤 “당초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전망도 있었지만, 이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가 나왔다. 강정호가 KBO리그로 복귀하려면 소속팀과 계약한 뒤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마저도 계약하려는 팀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NBC스포츠는 2017년부터 시작된 강정호의 공백기와 기량 하락에 주목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서울 삼성동 일대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의 음주운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5월 항소가 기각돼 원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강정호는 징역형으로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2017년에 피츠버그로 복귀하지 못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피츠버그로 합류한 2018년에도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피츠버그와 재계약했지만,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8월에 방출됐다. 강정호는 그해 65경기에 출전해 홈런 10개에 타율 0.169로 부진했다. NBC스포츠는 이 과정을 열거하면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기량도 국내에서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강정호는 2014년까지 9시즌 동안 KBO리그 통산 916안타 139홈런 타율 0.298을 기록했다. 기량을 6년 전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

문제는 음주운전 전과에 엄격한 국내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있다. KBO는 2018년 야구 규약에서 음주운전 관련 처벌을 강화했다.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은 3회 이상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된 선수에게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리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KBO 상벌위는 강정호의 음주 교통사고에 현행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야구팬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정호는 KBO 상벌위 징계가 확정된 직후에 사과문을 내고 “죽는 날까지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일부 야구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더 강한 징계를 내려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각 구단은 강정호 영입을 원해도 전력 강화와 여론 악화 사이에서 실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강정호의 우선 협상권은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에 있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 본인이나 에이전트·변호인이 임의탈퇴 해제, 혹은 복귀 의사를 밝혀오지 않았다”며 “강정호의 의사를 확인한 뒤부터 거취 논의를 시작한다는 구단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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