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신라 시대 고분에서 금동신발(사진) 한 켤레가 나왔다. 신라 시대 고분에서 금동신발이 나온 것은 1977년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43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신라 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경주시와 함께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 결과, 금동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며 27일 현장에서 공개했다.

조사에서는 작은 봉분 2기(120호-1, 120호-2)가 새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남쪽에 있는 120-2호분에서 금동신발 등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금동신발은 시신이 묻힌 곳의 발치부에서 발견됐다. ‘T'자 모양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 금동 달개(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가 달려 있는데, 경주 황남대총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금동신발이 출토된 적이 있다.

일제강점기와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고분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경주 지역 12켤레를 비롯해 신라 고분 전체에서 총 21켤레의 금동신발이 나왔다. 실생활에서 사용했다기보다 장례 의례용으로 보인다.

120호분은 봉분 지름 26.1m, 적석부 길이 12m의 중형 크기다. 발굴 조사를 맡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김권일 연구원은 “120호분은 중형 고분이라 왕족이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20호분에 딸린 절반 크기의 소형분에서 화려한 유물이 출토된 것도 특이하게 여겨진다. 무덤 주인은 120호 고분 피장자의 친족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경주에서 나온 금동신발 가운데 출토 상태가 좋은 것은 5, 6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나온 금동신발은 상태가 양호해 문화재로서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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