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승리호’ 이미지(위 사진)와 동명 영화 스틸 컷. 다음웹툰·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올여름 텐트폴(성수기 대작) 영화 중 하나인 ‘승리호’는 이색적인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제작비만 200억원이 넘는 데다 ‘한국형 첫 우주 공상과학(SF) 영화’라는 타이틀까지 내걸고 있다.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등 내로라하는 충무로 스타들도 출격한다.

‘승리호’ 영화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웹툰도 27일 공개됐다.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다. ‘어벤져스’ 시리즈와 마블 코믹스의 협업을 보는 듯한 이 이례적인 ‘승리호 유니버스’ 프로젝트는 3년 전 시작됐다. 카카오페이지가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개발하고 있던 ‘승리호’에 투자하면서였다.

웹툰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10만회를 웃돌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화가 2092년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인 인간형 로봇을 발견하고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과정을 담는다면, 웹툰은 선원들의 전사(前事)를 그린다. 휴머노이드 로봇 업동이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운명에 이끌리듯 승리호에 모이게 된다.


웹툰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주인공은 홍작가(본명 홍성혁·40·사진)다. 2015년 다음웹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 등 인기작을 다수 선보여왔던 그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오페라’(우주 활극) 시나리오에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판타지에 가까운 극이면서 ‘스타워즈’나 만화 ‘원피스’처럼 탐험 정신이 가득한 모험극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시작되는 웹툰은 속도감이 백미다. ‘만화 컷의 길이가 시간처럼 느껴지는’ 스크롤 웹툰의 특성에 맞춰 홍 작가는 대본을 더 빠르고 경쾌하게 다듬었다. 제작사 디즈니와 협력해 ‘스타워즈’를 그릴 때와는 색다른 환경이기도 했다. 홍작가는 “디테일 하나 ‘컨펌’ 받는 것도 매우 복잡했던 디즈니와 달리 이번엔 이야기를 같이 설계해나가는 느낌이었다”며 “영화에도 전사에 대한 언급이나 회상신이 나온다. 변주를 통해 확장된 만화의 세계관 또한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양 코믹스 일러스트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스케치와 역동적인 장면 연출이 홍작가의 트레이드마크다. 깔끔한 작화가 단번에 시선을 붙든다. 홍작가는 ‘승리호’를 경쾌한 캐릭터의 모험극으로 표현하기 위해 묵직하지 않은 가벼운 선을 택했다. 시나리오의 주요 소재인 우주선이나 배경도 총천연색으로 표현해 극에 활기를 더했다.

‘이태원 클라쓰’ 등 완결 웹툰이 극화된 사례는 부지기수지만, 이처럼 같은 뿌리(시나리오)에서 가지를 치는 ‘IP(지식재산권) 협업’은 국내에선 거의 처음이다. 홍작가는 “희로애락이 담긴 웹툰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영화 서사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승리호 유니버스 프로젝트가 향후 국내 IP 사업의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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