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기독교 논증 일상적 언어로 풀어내 세계인의 공감 이끌어

세계적 기독교 변증가 재커라이어스… 대표작 통해 회고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대중의 언어로 복음을 전한 기독교 변증가였다.

“진리의 말을 제대로 다루는, 우리 시대에 몇 안 되는 믿음의 사람”(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우리 시대 위대한 기독교 변증가 중 한 명”(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대표) “빌리 그레이엄은 위대한 전도자였고, 라비는 위대한 변증가였다.… (그의 죽음은) 큰 손실이다.”(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암으로 별세한 세계적 기독교 변증가 라비 재커라이어스에게 쏟아진 헌사들이다. 향년 74세.

재커라이어스는 무신론이 우세한 서구 사회에 기독교의 가치를 이성적으로 대변해온 상징적 인물이다. 인도 출신으로 힌두교와 불교, 이슬람교에 해박해 서구 외 문화권에서도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1992년 하버드대학 베리타스포럼 첫 강사로 이름을 알린 재커라이어스는 이기기 위한 논쟁이 아닌, 소통을 위한 대화를 추구했다. 무신론자를 비롯해 세계 각국 지성인이 호응한 이유다. 국내에 소개된 대표작으로 그의 유산을 조명해본다.

긍휼함 깃든 지적 논증

84년 ‘라비 재커라이어스 국제사역센터’(RZIM)를 설립한 그는 70개국으로 강연을 다니며 많은 책을 펴냈다. 94년 펴내 이듬해 50만부가 팔린 책 ‘진리를 갈망하다’(프리셉트)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지난해 발간된 ‘믿음의 이유’(두란노)는 미국 복음주의기독교출판사협회의 ‘2020년 기독 도서상’을 수상했다.

책 사진은 재커라이어스의 대표작 ‘오직 예수’ ‘오직 예수 2’ ‘믿음의 이유’와 ‘하나님 앞에서 고통을 묻다’. 마지막 책 ‘진리를 갈망하다’는 1995년 미국을 중심으로 50만부가 팔렸다(왼쪽부터). 국민일보DB

국내 독자에게는 ‘오직 예수’와 ‘오직 예수 2’(두란노), ‘하나님 앞에서 고통을 묻다’(토기장이)가 사랑받았다. ‘오직 예수’는 종교다원주의 시대에 하나님의 절대성을 주창하는 기독교를 변론한다. 기독교와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를 비교하며 ‘방법은 달라도 결국 목적지는 같다’는 속설을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빈스 비테일 영국 옥스퍼드대학 기독교변증센터 교수와 함께 쓴 ‘오직 예수 2’는 무신론과 과학주의, 인본주의와 쾌락주의 등 현대의 세속 사상과 기독교를 비교한다. ‘하나님 앞에서 고통을 묻다’ 역시 두 사람이 공저한 책으로 악과 고통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재커라이어스의 탁월성은 딱딱한 기독교 논증을 대중의 언어로 쉽게 풀어낸다는 데 있다. 그의 저서를 여럿 번역한 이상준 양재 온누리교회 담당목사는 “책 내용도 좋지만, 대학교 등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변증 강연이나 그곳에서 이뤄진 즉문즉답에 특출났던 분”이라며 “지적인 논증과 더불어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면모가 있었다. 미국 여러 대학에서 무신론자와 논쟁을 벌였는데, 토론 후 라비의 말이 합당하다고 평가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저서를 편집한 권옥경 두란노 출판3부 편집장은 “기독교 진영에서나 통할 법한 언어를 쓰는 변증가가 대부분인데, 라비는 그렇지 않았다”며 “일상적 언어로 세계인의 공감을 얻어낸 ‘겸손한 어른’이었다”고 회고했다.

무례함 없이 이성과 경험으로 믿음을 변호하는 자세도 강점이다. 고압적으로 진리를 외치는 대신, 사려 깊은 자세로 자신의 신앙을 설명했다. 이 목사는 “라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나 무신론자, 공산주의자 등 그 어떤 사람도 가리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 이기기 위한 논쟁이 아닌, 한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긍휼의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며 “이 긍휼함 덕에 그의 지적 소양이 더욱 빛났다”고 했다.

포스트 재커라이어스는 누구

세계교회에서 그를 대체할만한 인물은 누구일까. 이 목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알리스터 맥그래스 석좌교수와 존 레녹스 명예교수, 세계적 변증가 오스 기니스를 들었다. 이들 가운데 “최신 수학 이론으로 기독교를 변증할 수 있다”며 레녹스 교수에 주목했다. 권 편집장은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설립자 팀 켈러 목사를, 재커라이어스의 책을 2권 펴낸 조애신 토기장이 대표는 미국에서 ‘소마 교회공동체’를 이끄는 제프 밴더스텔트 목사를 꼽았다. 조 대표는 “국내에선 CS 루이스가 널리 알려졌지만 라비 역시 훌륭한 변증가였다. ‘저평가 우량주’에 비견될 법하다”며 “고통을 보는 심오한 관점으로 지적 논증을 촘촘히 펼쳤음에도,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았던 그의 책을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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