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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 통화정책 여력 아끼지 말아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0.25% 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해 3월에 ‘빅컷’(1.25%→0.75%)으로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두 달 만이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전반의 충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도 -0.2%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 때보다 2.3% 포인트나 낮췄다. 한은 전망대로 올해 역성장한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무엇보다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4월에 이어 이달에도 25%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하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수출 급락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를 0.5%로 내리자 벌써 ‘실효 하한’ 얘기가 나온다. 미 연준 금리와 한은 기준금리의 차이가 0.5% 포인트 이하가 되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큰 만큼 더이상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는 한계까지 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상 통화정책의 역할은 다 했고 이제는 재정이 할 일만 남았다는 논리다. 하지만 한·미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과 관련해선 한국개발연구원(KDI)뿐 아니라 한은에서도 그 가능성을 부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정부 들어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일어났을 때도 우려할 정도의 자본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실물경제와 금융 환경이 급변했다. 위기 이전의 ‘상식’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실험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물가 내림세를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의 기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0.1%에 그쳤다. 이번 달에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디플레이션 징후를 보였던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간 신호일 수 있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할 일 다 했다’고 할 때가 아니다. 추가 금리 인하와 다양한 양적완화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통화정책 여력을 아끼지 말고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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