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28일 홍콩의 반정부 인사를 감시·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예정대로 처리함에 따라 미국이 예고해온 대응 조치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오늘날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1992년 제정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에 부여해 온 특별지위를 박탈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는 근본적으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별개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별지위가 없어지면 홍콩이 누려온 경제·금융·비자발급상의 혜택이 사라져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지위는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중국과 다른 국가 간 거래 시 중간 상인 역할을 해 왔다. 중국 기업은 홍콩에 지사를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 제품의 수출 통로이기도 하다. WP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90%는 중국산이다. 홍콩의 사업 환경이 중국과 같아지면 홍콩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자금 유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미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홍콩에 지사를 둔 미국 기업은 13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 비즈니스협의회장은 “미 정부의 조치로 홍콩 기업, 홍콩 내 미국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장을 지낸 에스와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도 “미 정부의 결정은 미국과 홍콩 사이의 무역과 금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홍콩과의 직접적인 무역은 물론 홍콩을 통해 하던 무역에도 높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의 특별지위 전체가 아니라 일부를 박탈하거나, 수개월이나 1년 정도 데드라인을 설정해 박탈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미국이 취할 대중 제재 조치와 관련해 데이비드 스텔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범주에 걸쳐 매우 긴 목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최대한 표적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련된 중국 관료와 기업에 대한 제재, 무역 제한, 미국 내 중국 자산 동결, 비자 발급 제한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중국 및 외국 기업이 홍콩을 국제 또는 지역 기지로 이용하고 있고, 이들과 유대를 맺고 있는 엘리트 공산당 가족이나 간부들은 홍콩에서 사업을 하고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산 수입품에 중국 본토와 같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옵션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지만 홍콩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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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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