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인해 수도권 방역체계가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갔다. 수도권 내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시설 운영이 중단되고, 학원·PC방 등에는 운영자제 권고가 내려졌다. 물류센터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시기 및 잠복기 등을 고려해 이 조치는 29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17일간 적용된다.

정부는 28일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수도권 지역 대상 강화된 방역조치’를 결정했다. 박능후(사진)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수도권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이 학교로 연결돼 등교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물류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46명 늘어난 82명이다.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53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류센터 집단감염 이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때 적용한 기준이 모두 깨졌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 50명 미만’과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 5% 미만’을 생활방역의 잣대로 삼았는데 하루 확진자 수는 물론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도 13일 0시부터 27일 0시까지 2주간 7.6%에 달했다.

박 1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 건 아니다”면서도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과 PC방, 노래방을 특정해 유흥시설에 준하는 행정조치인 운영자제 권고를 내렸다. 해당 시설에는 정기적 현장 점검이 실시되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운영할 경우 고발, 집합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이미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유흥시설의 경우 이 명령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

서울 서소문로의 KB생명 전화영업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28일 오후 서소문역사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근처 직장인과 주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소재 공공시설의 운영도 중단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처럼 연수원과 미술관, 박물관, 국공립극장 등의 운영이 다음 달 14일까지 중단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는 가급적 취소 또는 연기하며 공공기관 및 기업에 대해선 시차 출퇴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활용을 권장했다.

수도권 주민들에 대해서도 외출과 모임, 행사 등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에 대해선 면회 등 출입 제한 등의 예방적 관리가 지속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완전히 전환한 게 아니어서 등교 수업은 그대로 진행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등교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신규 확진자 수, n차 감염 상황에 따라 방역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완전히 회귀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면 종교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집합 제한이 이뤄진다. 박 1차장은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유행이 커지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집단감염의 발단이 된 경기도 부천 소재 쿠팡 물류센터를 조사한 방역 당국은 현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환경검체를 채취한 결과 작업하는 모자라든지 작업장에서 신는 신발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제2공장에 대해 28일부터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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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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