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세상을 뜬 허주(虛舟) 김윤환 전 의원은 정무장관을 세 번 지냈다. 1988년 노태우정부 초대 정무1장관을 지낸 뒤 90년에 같은 직을 다시 맡았다. 김영삼정부에서도 허주는 세 번째 정무1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복잡한 여당 내 계파의 이견을 조율했고 야당과 소통했다.

89년 정무장관에 임명된 박철언 전 장관은 청와대 정책보좌관 시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북방외교를 뒷받침했다. 그는 90년 3당 합당을 위한 정치 협상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정무장관은 정치력이 뛰어난 정권 실세가 주로 맡았다. 노태우정부 때는 허주를 필두로 이종찬 정종택 김동영 최형우 등이 발탁됐다. 김영삼정부 들어서도 초대 김덕룡에 이어 서청원 김영구 주돈식 신경식 홍사덕 전 의원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 특임장관이란 이름으로 정무장관을 부활시킨 이명박정부의 초대 장관은 주호영 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였다. 2대 이재오 장관이 취임 인사차 찾아가자 박희태 국회의장은 “허주가 정무장관 시절 정치를 부드럽게 했고 동서남북 소통을 했는데, 이 장관이 허주 이후 처음 그런 분인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정무장관은 정부 수립 직후엔 무임소 국무위원이라 불렸고 박정희 정권 때 무임소 장관으로 개칭됐다. 초대 국무위원은 지청천 장군과 이윤영 전 총리서리였다. 지 장군은 광복군총사령관 출신이고. 이 전 서리도 독립운동가였다. 당시 제헌의회 200 의석 중 여당이 55석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정무장관 직은 이후 폐지와 부활을 반복했지만 행정부와 국회 및 여야 정당 사이 소통이란 주된 역할은 유지됐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회동에서 정무장관 부활을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토 지시를 내렸다. 정무장관이 부활하면 여야 협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하던 업무의 격이 올라갈 뿐 아니라 정무 기능이 행정부로 옮겨가게 되면 여야 갈등의 여지도 줄 것이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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