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땀을 닦고 있다. 최현규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명백하게 잘못이 드러난 부분은 사죄했지만, 개인계좌를 통한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설명을 피했다. 국회의원직 사퇴론에 대해서도 “책임 있게 일하겠다”며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11일간의 잠행을 끝내고 국회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국민께 사죄한다며 한 차례 고개를 숙인 뒤, 약 40분간 이어진 입장문 발표와 질의응답에서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윤 당선인은 우선 정의기억연대 성금이 피해자 할머니 지원에 쓰이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안성 힐링센터를 7억5000만원에 사 4억2000만원에 매각한 것에 대해서도 “매각 당시 주택의 감가상각, 오랫동안 매수희망자가 없어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가 하락한 점, 주변 부동산 가격변화 등 형성된 시세에 따라 매매가격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내용 사전 인지 관련 의혹도 부인하며 “외교당국자들이 잘못된 합의의 책임을 정대협과 저에게 전가하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딸 유학자금도 남편의 형사 보상금으로 충당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당선인은 개인 명의 계좌로 정대협 후원금을 모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대표인 내 계좌로 모금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라며 “9건 모금 2억8000만원 중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억3000만원, 나머지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안성 쉼터에 고용하고 임금을 준 것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30년 세월에도 불구하고 배신자로 느낄 만큼 신뢰를 못 드린 것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진심을 전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정황은 사실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회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선 “내 역할과 소명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내에서 사퇴 요구가 나왔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윤 당선인은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며 “부족한 점은 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 납득할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있게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 내내 당당한 자세였고, 기자회견 중반 이후부터는 내내 땀을 쏟아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이 반성 없이 변명만 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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