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있는 통계지만 낚시 인구가 등산 인구를 추월했다고 한다. 한때는 휴일이면 운동 삼아 등산하는 사람들로 서울 근교의 산이 시장처럼 붐빈 적도 있었다. 이젠 낚싯대를 들고 저수지와 바다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 아닌가.

후배 중에 낚시를 좋아하는 이가 있다. 주말이면 집을 나서는 그에게 낚시가 무슨 매력이 있어 사랑하는 가족과 편리한 도시를 벗어나려 하느냐고 물었다.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의 온갖 잡념과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를 맛본다나. 그는 바늘에 걸려 올라온 고기를 한 번도 집에 가져온 일이 없다. 고기를 살며시 물에 풀어줄 때의 기분은 짜릿한 손맛에 대한 미안함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준다고 한다. 그도 처음에는 즐기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체의 입을 꿰는 일에 죄의식 같은 것을 느꼈을 게다. 그러나 물고기 상처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며 다시 놓아준다. 때로는 낚시에 걸려 올라오는 배스며 블루길 같은 외래종을 제거하는 좋은 일도 한다며 한 달에 두어 번은 물가를 찾는다. 그가 잡아 올리는 대상은 붕어다. 붕어와의 겨루기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송사리 한 마리도 낚지 못한다. 그는 인생도 그런 것 아니냐며 빙그레 웃는다. 만날 때마다 내게 낚시터에 초대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한 번도 따라나선 적이 없다. 내 성격에 종일 찌만 바라보고 앉아 있을 자신이 없다.

낚시인들은 늘 마음을 비운다고 하지만 자신이 세운 기록보다 더 큰 고기를 잡으려고 애를 쓴다. 그들은 기록상 한 치라도 더 큰 녀석을 위해 주말을 기다린다. 그들이 노리는 더 큰 고기야말로 우리 모두의 희망이 아닌가. 보다 더 발전하는 나날을 위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려고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낚시는 소비적 취미활동이라고 지적하자 돌아올 때 50리터 쓰레기봉투 두 개를 가득 채우면 그래도 작은 일을 했다는 흐뭇한 마음이라며 웃었다. 그의 낚시터에 가 보고 싶다.

오병훈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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