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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인 체제, 말만 말고 ‘실천하는 보수’ 돼라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1일 첫 회의를 갖고 쇄신을 다짐했다. 지도부의 각오를 들어보면 쇄신의 방향이나 목표는 일단 잘 잡은 듯하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도 있었고, 국민이 힘들 때 직접 찾아가 손 잡아줄 줄 아는 당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비대위원은 선거 때 확인한 민심에 비춰보면 당이 지금껏 해온 모든 것과 이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청년 비대위원들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을 삼가자, 시대감각에 맞추자, 젊은이한테 외면받는 당이 되지 말자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다짐들을 평가하면서 선도적이고 진취적인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말만 들으면 금방이라도 ‘따뜻한 보수’ ‘젊은 보수’ ‘민생정당’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것 같다. 하지만 통합당에 정작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국민들이 이 당을 외면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 입만 살아 있는 보수였기 때문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지난해 2월 출범한 황교안 대표 체제 첫 회의 때 한 약속들을 돌이켜보면 본인들부터 얼굴이 화끈거릴 것이다. 당시 새 지도부는 대안정당이 되겠다,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당이 되겠다, 웰빙정당·수구정당 이미지를 벗겠다, 실력·품위·도덕을 갖춘 당이 되겠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와 청년이 좋아할 당을 만들겠다는 등 갖다붙일 미사여구는 다 동원해 쇄신을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런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금세 아스팔트 정당, 막말 정당, 꼰대 정당, 딴지만 거는 정당이 돼버렸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김종인 체제는 쇄신 현황판을 만들어서라도 꾸준히 개혁을 실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쇄신 방향에 대해선 지도부뿐만 아니라 전체 구성원들에게 체화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혁신에 역행하는 구성원들은 가혹할 정도로 징계해야 한다. 그래서 내년 4월 김 위원장이 물러날 즈음에는 적어도 통합당은 본인들이 말한 것만큼은 꼭 지키는 ‘실천하는 보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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