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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규모 재정 투입 불가피하더라도 ‘곳간’ 여력 살펴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큰 그림이 결정됐다. 당정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충분하고도 신속한 재정 집행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12월 제시한 2.4%에서 대폭 낮췄지만 최근 국제통화기금(-1.2%)과 한국은행(-0.2%)의 전망치를 웃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재정을 과감하게 쏟아부어서라도 역성장은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당정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으로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 유지, 신규 민간 프로젝트 발굴 및 금융 지원 강화, 한국판 뉴딜 및 K방역 모델 체계화, K유니콘 프로젝트 본격화 및 안전·건강 분야 규제 혁신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채권안정펀드와 증시안정기금 조성에 30조7000억원,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에 20조원, 소상공인 긴급 자금지원에 10조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또 그린·디지털 뉴딜 투자 등을 통해 2022년까지 일자리 55만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2조원, 지역사랑상품권 3조원도 추가 발행하다. 위축된 경기를 보강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데 재정을 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단일 추경으로는 역대 최대의 추경안을 편성해 4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 재개 조짐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됐고 민간의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는 것은 불가피하다. 3차 추경안이 빠른 시일 내에 국회를 통과해 속도감 있게 집행돼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재정이 낭비되지 않도록 추경의 구체적인 내용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는 있다. 경기 악화로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 재정을 추가 투입하려면 국채 발행 등 빚을 내야 한다. 올해 본 예산 512조원을 위해 이미 76조4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키로 했는데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으로 빚을 더 지게 됐다. 30조원대로 예상되는 3차 추경까지 합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120조원 늘게 된다. 연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6%로 늘어나 재정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정부는 3차 추경의 효과와 재원 대책 등을 야당에 소상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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