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51회 뉴글로벌100조 주가연계증권(ELS)’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세전 기대 수익률은 연 28%에 달한다. 1년 만기로 3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는데, 두 종목의 가격이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90%(3, 6개월), 85%(9개월), 75%(12개월) 이상일 경우 투자금의 28%를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 두 종목이 1년간 기준가의 45% 이상을 유지해도 28%의 수익률을 얻는다. 대신 두 종목 가운데 하나라도 45%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유망주를 놓고 벌이는 일종의 ‘투자 게임’인 셈이다.

최근 테슬라와 엔비디아, 애플 등 해외 우량주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수익형 ELS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초(超)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겨냥한 ‘시대성 상품’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시하지만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성도 함께 갖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미·중 갈등까지 겹치며 증시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월트디즈니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연 17.8%의 기대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를 출시했다. 홍콩 H지수(HSCEI)와 일본 닛케이225지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연 11% 이상의 기대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 상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발행된 ELS가 5~7% 기대 수익률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초자산에 쓰이는 종목·지수들의 변동폭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연 10%가 넘는 기대 수익률의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1일 설명했다.

한편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합법을 가장한 ‘불법 재테크’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SNS 등을 통해 ‘부담 없는 재테크’를 내세운 사설 FX(외환)마진 거래 광고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경보를 발령했다.

FX마진 거래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외화 시세에 맞춰 사고팔기를 반복해 수익을 내는 거래를 말한다.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하고 1만 달러(약 1200만원)가 넘는 개시 증거금을 내야 한다. 사설 업체들은 ‘소액으로 FX 거래가 가능하다’ ‘외국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았다’는 식으로 합법적 재테크 수단을 사칭하지만, 대법원은 “(사설 FX 거래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설 FX 거래는 재테크가 아니라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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