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활용… 선교지에 새로운 예배 공간 생기는 것

해외 선교지에서 IT 선교, 과제와 전망

선교 전문가와 신학자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IT를 활용한 선교 사역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성경 앱 이미지. 게티이미지

“한국은 현장예배를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전 세계로 확산된다면 터키도 한국과 다르지 않을 테니 미리 대비해야 한다.”

터키인 사역자 A씨는 지난 1월 한국의 B선교사와 전화통화를 하던 중 이 같은 말을 들었다. 한국해외선교회 개척선교회(GMP) 소속 B선교사는 터키에서 A씨 등 현지인을 사역자로 양성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B선교사는 제자인 A씨에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이야기하며 터키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터키의 당시 상황은 A씨가 B선교사의 당부를 흘려들을 만했다. 터키는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첫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코로나19 청정국이었다.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자 B선교사의 당부를 떠올린 A씨는 온라인 예배를 준비했다. 덕분에 정부가 락다운(봉쇄조치)을 선언했을 때 혼란 없이 현장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 성도가 줄어들 것이라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믿음이 없던 가족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온라인 예배를 접하고 하나님을 영접했다. 20여명이던 성도는 이제 50여명이 됐다. B선교사는 “A씨 사례는 정보기술(IT) 선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캄보디아로 비전트립을 떠난 성도가 FMnC에서 개발한 비전트립앱으로 전도하는 모습. FMnC 제공

IT의 힘, 선교지에서도 검증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일부 선교기관과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의 IT 활용을 고민해 왔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실현됐다.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FMnC) 스마트비전스쿨(SVS)을 수료한 지미희 집사는 지난해 10월 캄보디아로 비전트립을 떠났다. 지 집사는 현지어를 할 줄 모르는데도 캄보디아인을 전도했다. FMnC가 만든 스마트폰용 비전트립앱이 전도 도구였다. 이 앱은 캄보디아 국가정보, 비전트립 매뉴얼은 물론 생활회화, 전도에 필요한 회화와 성경구절을 현지어로 알려줬다. 현지 무선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미리 캄보디아어로 관련 내용을 다운로드했기에 문제는 없었다.

아프리카 등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한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종교활동이 어려운 국가에서도 IT는 힘을 발휘한다. 중국 티베트에서 사역하는 C선교사는 종교활동을 할 수 없는 사역지에서 디지털 성경인 ‘스마트 바이블’을 활용한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IT의 효과와 가능성을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사용하진 않았다. ‘IT는 어렵다. 잘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달 회원단체와 교단 내 선교 담당자 4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선교사의 필요 조사’에서도 IT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임시귀국한 선교사 중 80%는 재교육 필요성을 얘기했고 비대면 접촉으로 각광받는 영상 미디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사람(24%)이 영상·미디어·IT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FMnC 김강석 대표는 “IT라고 하면 다들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생각보다 쉽다”면서 “고품질은 아니라도 예배나 강의 등은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부터 편집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IT, 배척 아니라 수용할 때

기술 장벽 외에도 선교사들이 IT 활용을 꺼리는 이유는 또 있다. IT와 선교의 접목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다.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접촉 등은 신학적으로 맞지 않는다거나, 구제사역 등의 형태로 현지인들과 부대끼던 기존 선교 방법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김명실 영남신대 교수는 “이제 IT를 이용한 예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예배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예배의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화 GMP 대표도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 하나님은 코로나19 상황도 사용하신다”면서 “복음 전도와 말씀 앞에서 어떻게 순종하며 살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IT도 충분히 협력해 선을 이루는 도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선교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김 교수는 “관심만 있으면 저비용으로 영상물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송출할 수 있다.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며 “교단과 교계 단체 등에서 이를 위한 온라인 무료강좌를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KWMA 조용중 사무총장은 “한국교회와 기관도 선교사 지원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면서 “재정 후원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한 후원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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