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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공의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데이터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아침 출근길 대중교통 이용, SNS 소통, 인터넷 쇼핑, 모바일 업무처리 등 우리 일상에서 매 순간 데이터가 생산된다. 410만건 이상의 구글 검색, 470만건의 유튜브 시청, 약 1억9000만건의 이메일 데이터가 60초마다 생성돼 활용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빠르게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데이터는 이미 기업의 핵심 생산 요소로 부각된 지 오래다.

공공 분야는 어떠한가.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서비스를 바탕으로 복지, 교통, 안전, 재난, 고용 등 대부분 행정 업무가 전자적으로 처리되고, 수천 개의 공공기관 데이터베이스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국가 지적 자산이 급격하게 쌓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공공기관이 이용가치가 높은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데이터가 기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관 내, 심지어 부서 내 벽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기관 간 데이터 칸막이를 허물어 다양한 데이터가 융합되고 분석·활용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데이터기반행정법)은 공공 분야의 데이터 공동 활용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법적 토대일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바탕을 둔 과학적 행정 시대를 이끌 제도적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건축물 안전진단 정보, 지자체 건축물 허가 정보, 기상청 기상 정보, 유관 기관의 수도 전기 정보를 종합 분석하고 지진 침수 등의 위험을 미리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여러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계 융합할 수 있어야 가능한 서비스다.

오는 9일 데이터기반행정법이 공포되고 12월에 시행되면 공공기관은 공동 활용이 필요한 데이터를 ‘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다. 등록되지 않은 데이터는 수요 기관이 데이터 보유 기관에 데이터 제공을 요청하고, 요청받은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해당 데이터를 요청 기관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 공유를 막는 기관 간 칸막이를 제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데이터를 공동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 관리체계도 마련된다. 어느 기관이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 보유한 데이터의 항목과 이름 및 유형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데이터를 연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공동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로 분석해 국가 미래전략 수립, 국정과제 이행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설치될 ‘정부 통합 데이터 분석센터’는 국가적 차원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과제, 공공기관이 분석을 요청한 과제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게 된다.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보다 신속하게 과학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국민·기업·정부가 얼마나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지가 국가의 지속성장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국가의 데이터 활용 순위가 1단계 올라갈 때 국가경쟁력 순위는 0.5단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데이터기반행정법을 통해 막혀 있던 데이터의 벽을 허물고 범정부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인 행정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공공 분야 경쟁력의 해답은 데이터에 있음을 확신한다. 아울러 이번 데이터기반행정법이 한국판 뉴딜의 공공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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