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시범 사업장 노래방 업주가 2일 방문객의 QR코드를 찍은 휴대전화 화면. 이곳은 와이파이 부재로 QR코드 입력용 태블릿PC 대신 업주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QR코드 입력용 앱을 활용했다. 김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중 하나로 QR코드를 입력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전자 출입명부 시스템’이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고위험 시설인 노래방 업주들은 QR코드보다 에어컨 사용 수칙에 더 큰 불안감을 드러냈다.

QR코드 도입 시범 사업장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쥬크노래연습장은 QR코드를 찍기 위해 구청에서 태블릿PC 2대를 대여했지만 2일 오후 8시쯤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노래방에 와이파이가 깔려 있지 않아 노래방 주인 안모(69)씨와 유모(68·여)씨 부부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손님의 QR코드를 촬영했다.

그나마 이 태블릿PC는 한 달 후 구청에서 수거해갈 예정이다. ‘한 달 뒤엔 QR코드를 찍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유씨는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한 달 하는 걸로 들었다”고 답했다.

QR코드 입력을 처음 해보면 한참을 헤매게 된다. 앱을 깔고 본인인증을 한 뒤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자신의 아이디를 클릭해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안씨는 “노래방 입장에선 시간이 걸리니 이러다가 발길 돌리는 손님도 있을 것 같다”며 전전긍긍했다. 이날 온 손님 일부는 QR코드 입력 대신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적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당시 노래방은 정부 권고에 따라 15일 동안 문을 닫았다. 하루 10만원 매출로 가정해 8일치인 80만원을 보전해줬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자체적으로 구입한 열화상감지카메라만 140만원이다. 안씨는 “나이가 있고 여러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측정이 가능한 발열체크기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구청에서 준 발열체크기는 이마에 직접 대야 해 쓰지 않고 있다.

손님용 라텍스장갑과 소독제까지 방역제품도 구비해놨다. 철저하게 준비한 걸 보여줘야 손님이 찾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QR코드 시범 사업도 그래서 신청했다. 그럼에도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이날 저녁 8시 이후 노래방이 받은 손님은 2팀이었다. 유씨는 “한 팀도 오지 않는 날도 있다. 월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손님의 노래방 이용이 끝나면 곧바로 소독 절차에 들어간다. 스프레이 소독제로 마이크와 리모컨, 노래방 기기 등 사람 손이 닿는 곳은 모두 닦는다.

노래방이 진짜 걱정하는 건 에어컨이다. 정부는 에어컨 사용 지침으로 ‘주기적인 환기’를 요구했는데 문 열고 노래 부를 순 없어 노래방 이용시간 중에는 환기가 불가능하다. 지하 1층이어서 창문도 없다. 안씨는 “아직 에어컨 관련 지침을 받은 게 없다”며 “여름에 에어컨을 못 틀면 영업을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울과 인천, 대전의 19개 시설을 대상으로 7일까지 QR코드 시범 사업을 진행한 뒤 10일부터 전국 고위험 시설에 의무화한다. 고위험 시설에는 클럽과 노래방, PC방 등이 포함된다.

김영선 최예슬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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