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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독 개원이 총선 민심은 아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5일 국회 개원을 단독으로라도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빠진 첫 국회 소집요구서를 2일 제출했다. 3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이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개원 일정 강행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추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과거 관행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의 발언은 막바지 원 구성 협상에서 통합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사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군사정권 때였던 12대 국회 이전엔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는 전례까지 들어가며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싹쓸이론’도 제기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원 구성을 법에 정해진 시한까지 마무리하고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건 국민의 여망이다. 하지만 단독 개원은 국회 파행의 한 형태며, 이는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다.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 역시 여당에 과반 의석을 부여한 4·15 총선 민심의 본령은 아니다. 국회법에는 국회의장단 구성이나 상임위원장 선출을 투표로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국회법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여야 합의, 협치의 정신이다. 여당 내에서는 야당이 이익 관철을 위해 국회 운영의 발목을 잡는 것을 두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 청산해야 할 적폐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일방통행이나 밀어붙이기식 국회 운영 역시 미덕이 아니다.

아직 시간이 있다. 여야가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21대 국회의 첫 단추를 잘 끼우기 바란다. 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때문에 국회의장단 선거를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된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려면 관례만 앞세우지 말고, 그간 법사위가 상원 역할을 하며 입법의 발목을 잡았던 나쁜 선례를 개선할 방안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야당은 지난 총선이 만들어준 의석수 177대 103이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당은 다수당의 힘을 과시해 야당을 궁지로 몰아넣으려고 해서는 안 되며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의 힘을 과신해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몰고 갈지, 아니면 정치력을 발휘해 실용의 전당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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