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취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많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김지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민주당 대표실에 나란히 앉았다. 32년의 질긴 인연을 가진 두 정치 원로는 농담을 섞어가며 21대 국회 현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3차 추경안 통과 등 적극적인 재정 확대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했다. 김 위원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 대표에게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많이 좋아졌다”며 “김 위원장이 어려운 일을 맡으셨다. 우리 정당 문화와 국회를 혁신하는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4년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앉은 자리를 가리키며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 대표는 웃으면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 새로운 모습으로…”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선 두 사람 사이에 뼈 있는 얘기가 오갔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관록이 많은 분이니 과거 경험으로 빨리 정상적인 국회 개원이 되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독 개원도 불사하겠다는 민주당 입장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빨리 원 구성이 되게 해주면 원 운영은 종전과 달리 (협조적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달라야 한다”며 “(국회법에) 5일 국회 개원을 하도록 돼 있다.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난 곧 대표 임기가 끝난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원숙해 잘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 모두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한 번도 정부 재정이 경제 정책에 큰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도 “그동안 너무 국가부채 얘기만 과도하게 하다 보니(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3차 추경은 규모뿐만 아니라 속도도 중요하다’며 협조를 구하자 김 위원장이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4·15 총선에서 거대 양당 선거를 지휘했던 두 사람의 인연은 1988년 13대 총선부터 시작됐다. 당시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가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선 김 위원장을 이겼다. 2016년에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 배제)시켰다. 이 대표는 탈당 후 총선에서 승리하고 복당해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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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김이현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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