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발표한 35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24조원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 그리고 11조원은 올해 예상되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지만 올해 세수 부족분이 11조원이 아니라 최소 20조원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재정수지가 너무 안 좋아서 기획재정부가 추경 규모를 더 늘리려 했지만 늘릴 수 없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재정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달했음을 바로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3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의 정책 패키지 규모는 약 270조원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정부 추정치의 14%에 달한다. 미국이 지금까지 발표한 4차례 경기부양 법안의 규모가 2조8000억 달러로 미국 GDP의 12%다. 한국의 코로나 재정지출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더욱이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연합 같은 기축통화국도 아니다.

이런 가운데 2차 긴급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해 7월 초에 지급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국가 재정 현황과 전망에 대해 제대로 된 보고서라도 읽어보고 이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무책임도 이런 무책임이 없다. 공짜 돈 싫어할 사람 없다는 걸 노린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모든 걸 양보하더라도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지원금 사용 시한은 8월 말이다. 골목상권 등의 매출 감소 폭이 당연히 줄었겠지만 경기 회복에 지속적인 효과를 낼지 불확실하다. 현금 살포가 소비를 확대하기보다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데 그치거나 필수 품목이 아닌 부분에 소비가 이뤄질 수 있다. 무차별적으로 재정을 살포할 때가 아니다. 실업급여 폭증으로 이미 바닥을 드러낸 고용보험기금, 자영업자·특수고용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안전망 제공 등 긴급한 재정 수요가 줄 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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