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흥국생명 시절이었던 2009년 1월 23일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포효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4일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김연경 복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놀라는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 한국배구연맹 제공

“Oh no really? wow, this is joke(정말이요? 와, 농담이시죠).”

여자배구 흥국생명에 재지명된 라이트 공격수 루시아 프레스코(26)는 소속팀이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을 영입하고 세계적인 레프트 김연경(32)까지 데려올 수도 있다는 소식에 화상 인터뷰 중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루시아의 반응처럼 드래프트 현장에서 가장 화제를 끈 건 단연 김연경의 한국 복귀 여부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진행한 2020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현장. 선수 선발이 끝나자마자 흥국생명 관계자들이 앉은 테이블 근처는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김연경은 터키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끝난 뒤 현재 국내외 행선지를 물색 중이다. 지난 1일엔 한국 복귀 의사가 알려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13년 ‘임의탈퇴’로 묶인 김연경은 복귀 시 흥국생명에서 뛰어야 한다. 이미 이재영(24)과 이다영을 보유한 흥국생명이라 김연경 가세는 국가대표급 공격진의 완성을 의미한다.

김연경은 지난 3일 흥국생명과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김연경은 “복귀 여부를 고민할 시간을 더 달라”고 했고, 흥국생명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선수 명단 제출 기한이 이달 말까지라 흥국생명도 선수단 운용 계획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보도가 나오기 전에도 유선 상으로 복귀 생각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었고, 충분한 지원을 할 테니 우리 팀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연봉은 흥국생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23억원의 샐러리캡(연봉상한) 중 이미 이재영·다영 자매에게 10억원을 쓴 상황. 김연경 영입을 위해선 트레이드 등 선수단 조정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 단장은 “선수단 운용 부분은 김연경이 최종 결정을 하기 전까진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본인이 한국 복귀가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기에 아직 결정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뽑힌 루시아에 김연경까지 품을 경우 흥국생명은 리그를 뒤흔들 전력을 갖추게 된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무패우승’ 전망까지 돌고 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일시적 배구 붐이 일 수도 있지만 김연경 합류로 뻔한 경기가 되고 전력이 편중될 우려가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김연경의 실력은 외국인 선수를 다 합친, 그 이상의 기량”이라며 “이재영·다영 자매가 있어 안 그래도 강한데, 김연경이 합류하면 다른 5개 팀은 모두 도전자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래프트에선 IBK기업은행이 최대어로 꼽혔던 러시아 국가대표 라이트 안나 라자레바(23)를 1순위로 지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켈시 페인(25)을, 현대건설은 헬레네 루소(29)를 각각 지명했다. 루시아를 재지명한 흥국생명을 포함해 KGC인삼공사(발렌티나 디우프)와 GS칼텍스(메레타 러츠)는 지난 시즌 팀에서 뛰었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합류시켰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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