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동장에서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정모(29)씨는 최근 해외주식 종목을 공부하고 있다. 정씨는 반려동물 산업에 관심이 많은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선 아직 관심 가는 종목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미국 증시에는 반려동물 관련 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도 있어 원하는 분야에 소위 ‘가치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출현한 개미 투자자들이 다른 국가 주식에도 눈을 돌리면서 ‘해외주식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더 큰 만족을 위해 ‘해외 원정’에까지 나서는 것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올해 외화증권 주식 거래액(외화증권예탁 결제 처리금액)은 총 536억121만 달러(약 65조3024억원)에 달한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500억 달러를 돌파한 셈이다. 이는 2011년 한국예탁결제원이 외화증권 결제액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같은 기간으로 사상 최대치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에만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54억3000만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전년(37억7000만 달러) 대비 44%가량 늘었다.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고객과 이들의 투자액도 덩달아 늘고 있다. KB증권은 자사 해외주식투자 서비스 ‘글로벌 원마켓’ 가입자 수가 출시 1년 만에 20만명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이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 자산이 2일 기준 10조원을 넘었다고 했다. 올해 들어서만 2조8000억원가량의 자산이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중 미국 대장주를 주로 보유하고 있다. 3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 순위는 아마존(약 9억1741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7억8830만 달러) 애플(7억8047만 달러) 알파벳(6억5389만 달러) 테슬라(6억3409만 달러)다. 보관 잔액 상위 10개 중 6종목이 미국 주식이었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 가능성이 커진 종목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지난 4, 5월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대금 1위는 미 최대 완구업체 하즈브로(각 2억6525만 달러, 1억2073만 달러)가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하즈브로는 영화 ‘트랜스포머’ 관련 장난감을 판매하는 곳이다.

해외 ETF 투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달 순매수 결제대금 3위에는 뱅가드 중기 회사채 ETF(8190만 달러)가 올랐고, 8위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ETF 상품인 ‘프로쉐어즈 트러스트 숏 S&P 500’(4907만 달러)이 차지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ETF가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채권 ETF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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