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왼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취임 인사차 국회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가 심상정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심 대표는 통합당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며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다만 재정적자 상황에서 당장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하기보다는 관련 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공황 상태가 진행되고 있다. 전에 없던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기본소득제 검토를 언급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 정책 연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재원 조달과 근로의욕 저하 등의 문제를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논의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정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한 기본소득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며 “기본소득이란 말이 (정치권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범위에서 어떤 재원을 갖고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 작업은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청년이나 노인, 자영업자 등에 한정하는 지원금은 기본소득 논의와 별개라는 입장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65세 이상에게 주는 기초연금은 기본소득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보편적인 기본소득은 엄청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가 있을 (지원) 계층을 찾아내야 한다.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외에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비대면 진료 논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자영업자와 플랫폼 노동자 지원 문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도 이야기한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 뉴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 국가 발전을 위한 일, 국민 안녕을 위한 일이라면 여당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데이터청(廳)’ 신설, 탈원전 정책 재검토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시대는 데이터가 원유보다 비싸다. 데이터가 곧 돈”이라며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데이터청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데이터센터들이 속속 건립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경우 원전 없이 전력이 충분한지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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