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3일 청주 SB플라자에서 열린 충청권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대선 주자의 당대표 불출마 여론이 수면 위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 진보·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3일 정례 모임을 갖고 대권 주자의 당권 도전이 부적절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 김 전 의원이 차기 대권 꿈을 접고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설까지 나오며 민주당의 전당대회 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더미래 소속 의원 30명은 전날 정례 모임에서 1시간 넘게 전당대회에 대한 의견을 심도있게 교환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4일 “대권 주자들의 조기 레이스가 격화되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국난 극복이나 민생 회복이 뒷전으로 밀린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과 정부가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해야 될 때인데,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게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고 한다.

다른 의원은 “특정 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당 차원에서 이번 전당대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정권의 레임덕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연이은 전당대회 개최, 여기에 영호남 주자 간 경쟁 구도에 대한 걱정도 쏟아졌다. 한 의원은 “특정 주자들로 인해 당 리더십의 불안정성은 물론 당내 여러 갈등도 생기게 되는 셈”이라며 “이와 더불어 영남 주자와 호남 주자 간 대결 구도 형성이 차기 대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들은 추가 논의를 거친 뒤 후보들에게 공동의 의견을 전달할 구상을 갖고 있다.

앞서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홍영표 의원은 “대권 주자가 당권까지 가지려는 것은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이낙연 위원장 견제 발언을 내놓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대선 주자의 당대표 불출마를 언급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대권과 당권을 놓고 고심해온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1일 정세균 총리가 주최한 대구·경북 낙선자 초청 만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정 총리가 이 위원장 견제 차원에서 김 전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김 전 의원 역시 2022년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당권에 나서기로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자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적으로 억측이고 오해”라며 “지금은 대권이니 당권이니 아무런 상관 없고 관심을 가질 겨를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의원도 “저 개인의 거취를 꺼내 운운할 자리가 아니었고, 전대 관련 대화를 꺼냈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니다”며 “조만간 결심이 확고해지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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