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회고록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남편 정윤회씨와 이혼했고, 이후 청와대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을 선고받은 최씨는 오는 8일 ‘나는 누구인가-최서원 옥중 회오기(悔悟記)’를 출간할 예정이다. 본인의 개인사와 함께 그간 재판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자신의 결백과 억울함을 강변하는 내용이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9일 오후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세히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함께 지내는 가족도 없는 그분(박 전 대통령)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나는 가족들과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정(윤회) 실장과도 갈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버지(최태민) 딸만 아니면 우리 부부 사이는 문제가 없었다. 그(정윤회)는 아버지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고 수차례 권유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혼 후)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투명인간이 돼야 했고, 비서 외에는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다. 그분이 그걸 싫어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분 곁을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었을까. 진작 떠나지 못한 나 자신이 후회되고 한스럽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태민 사이의 오래된 소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씨는 “아버지(최태민)가 심령술로 박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이야기부터 조카(장시호)가 아버지와 박 대통령 사이의 딸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비판 세력의 음해 그물에 걸려들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판 세력의 한가운데 서 있었던 사람은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검찰과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수차례 회유와 협박을 당했고, 특별수사팀장으로부터 “삼족을 멸하겠다”는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비리 의혹을 두고 “국정농단을 넘어 국정 장악이다.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질 못했고 왜 딸이 쇠고랑까지 찼나”며 억울해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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