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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긴급생계자금 가로챈 공직자들 엄단해야

대구시가 지급한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을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무더기로 부당 수령했다가 들통났다. 대구시는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9일까지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노동자 등 저소득계층 43만4000여 가구에 가구당 50만~90만원씩 총 2760여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지원 대상은 대구에 주민등록을 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이며 저소득층 특별지원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제외했다. 지원 취지를 고려해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공공기관 임직원은 중위소득 100% 이하여도 배제했다. 그런데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사립학교 교원 등 무려 3928명이 긴급생계자금을 신청해 지급받았다. 이들이 부당 수령한 자금은 25억여원이나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받은 취약계층에게 돌아가야 할 자금을 월급을 또박또박 받는 이들이 가로챈 셈이다.

해당 공무원들 상당수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가족이 신청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사전이나 사후에 신청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체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긴급생계자금을 가로챈 것은 세금 도둑이나 마찬가지다. 도덕적 지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엄중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부당 지급된 자금 환수만 강조할 뿐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나 타 기관 공직자들에 대한 불이익 처분 통보에는 소극적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할 공직자가 양심을 속이고 부당하게 사적 이익을 추구한 행위는 엄단해야 마땅하다. 환수 조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부당 수령 사실을 자진 신고하지 않은 이들은 징계 등 불이익 처분을 통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전국 지자체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경쟁적으로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했는데 다른 곳에서도 대구시와 같은 부당 수령 사례가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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