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사설] 최저임금 심의, 일자리 유지를 대원칙으로 타협점 찾자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11일 열렸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첫 회의가 예년보다 늦어져 갈 길이 더 바쁘게 됐다. 위원회는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이 쉬웠던 해가 있었느냐마는 올해는 코로나 사태라는 미증유의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노사의 힘겨루기가 어느 해보다 치열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 측은 기업 자체의 생존을 보장하기 힘들다며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심지어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해 ‘동결’ 또는 ‘인하’로 답한 사업장이 88.1%에 달했다.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 동결은 노동자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고 소비를 위축해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외환위기 때도 최저임금은 인상됐다고 맞선다. 노사 양측이 기본 중의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은 거시경제 상황과 고용 환경이다. 한국 경제가 올해 역성장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국내외 경제예측기관이 별 차이가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올해 양호하면 -1.2%, 코로나 2차 확산이 일어나면 -2.5%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제조업에서 고용 감축이 본격화하면서 5월 실업자는 역대 최대치인 127만명으로 늘었다. 이런 현실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리자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하루하루 어렵게 가게와 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즐비한 상황에서 지난해 인상률(2.9%) 이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노사는 ‘동결’이냐, ‘1~2% 인상’이냐 정도를 놓고 타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은 일자리 유지의 중요성이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은 한번 잃은 일자리는 회복하기 매우 어려우며 이는 숙련된 직원을 해고한 기업에도 큰 손실이라는 사실이다. 노사가 이런 인식을 공유한다면 상생의 길을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최대한 일자리 보존’을 대원칙으로 삼아 절충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