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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재유행 우려… 길게 보고 대응해야

정부, 단계적 재정 집행… 기업은 더 악화 전제한 비상계획을 짜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의 고삐를 잡았다고 판단한 각국 정부가 봉쇄 해제 조치를 이어가자 사태가 다시 악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부 주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집단 감염이 수그러들지 않자 14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6.9% 폭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재현된 것도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코스피지수도 12일 장중 한때 80포인트 이상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8.5원 올라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금융시장의 요동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비관적 전망도 한몫했다.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올해 -6.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예상치(-4.5%)를 크게 밑돈 것이다. 파월 의장은 ‘깜짝 지표’로 받아들여진 지난달 실업률에 대해서도 “하나의 경제지표에 과잉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V자형 경제 회복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파월 의장의 회견을 보면 연준이 미 경제 회복 시점을 올해도 내년도 아닌, 2022년 이후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준의 조기 경제회복 비관론과 2차 대유행 조짐이 정부와 기업에 주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 사태 장기화를 전제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시 재정’ 언급 등을 보면, 정부는 대규모 재정을 일시에 투입해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실업자가 127만명으로 역대 최대로 나왔는데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고 한 것도 이러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정부는 긴 호흡을 갖고 코로나 정책 패키지와 재정 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할 필요가 있다. 한 번에 재정을 투입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재정승수가 높은 정책수단을 찾아내 단계적으로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 기업도 코로나 재유행을 전제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짜야 한다. 진짜 코로나 후폭풍은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제 그럴 공산이 더 커졌다. 2차 대유행으로 주요국 시장이 또 닫히면 매출 감소 정도가 아니라 매출 절벽의 장기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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