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방역 모범’ 넘어 영적 회복의 롤모델로”

[현장] 코로나 충격 4개월… 경산중앙교회·대구동일교회에 가보니

오현기 대구동일교회 목사가 지난 10일 교회 입구에 설치된 자동 체온측정기에서 체온을 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여전하지만, 한발 앞서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경북 지역은 이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0명’을 기록한 지난 10일 이 지역 주요 교회들을 방문해 방역 현장을 들여다 봤다.

경북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 입구에 들어서자 손소독제와 체온계, 방문자 출입관리대장이 취재진을 맞았다. 곳곳에 ‘이곳은 정기적으로 방역하고 있는 클린존(clean zone)입니다’란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주일 연인원 7000여명이 오가는 이 교회는 지난 2월 18일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 발표 이후 집단감염이 빠르게 퍼지자 긴급 당회를 열고 ‘20일부터 교회 건물 폐쇄’를 결정했다.

경산중앙교회 비전센터 3층에 위치한 로뎀카페. 철저한 방역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된 테이블 배치가 호평을 받고 있다.

자발적 폐쇄 결정 4개월여 만에 찾은 교회는 그동안 철저하게 지켜 온 방역 안전망을 유지하고 있었다. 외부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인 3층 카페에서 교회에 대한 외부의 인식을 들을 수 있었다. 주민 A씨는 “동네에 카페가 많지만, 이곳처럼 방역이 잘 되는 것 같지 않다”며 “공간도 널찍한 데다 테이블 간격도 넓어 교회 카페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날 교회 곳곳에선 제자훈련 모임, 교리대학 등 6~15명 규모의 소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공간 입구엔 어김없이 손소독제와 체온계, 참석자 관리대장과 여분의 마스크가 배치됐다.

경산중앙교회 제자훈련반의 마스크 착용 모임 모습.

제자훈련반에 참석한 김수영 집사는 “지난 2월 19일 첫 모임을 했는데 두 번째 모임까지 3개월 넘게 걸릴 줄 상상도 못 했다”며 “소중한 영적 교제현장이 지켜지도록 나부터 감염 예방에 신경을 쓰겠다”며 웃었다.

교회는 4월 12일부터 온·오프라인 동시 예배를 진행하면서 경산시와의 협력을 통해 방역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한 좌석 배치와 출입구 동선 조정, 열화상 카메라 설치, 예배 후 순차적 퇴장 안내 등 방역 당국이 제시한 것보다 더 보수적으로 방역에 나섰다. 성도들부터 교회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공간보다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김종원 목사는 “그동안 교회가 보여준 ‘섬김의 롤모델’에서 더 나아가 ‘방역의 롤모델’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게 코로나 시대 속 교회가 지향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대구동일교회(오현기 목사)를 찾은 기자는 교회 입구에 설치된 자동 체온측정기의 경보음이 울려 입장이 거부됐다. 이곳에선 코로나19 감염 예방의 일환으로 체온 37.5도를 넘으면 교회 입장이 제한된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날 땀 흘리며 교회를 찾아간 게 문제였다. 결국 교회 밖에서 5분여 동안 휴식을 취한 뒤 체온을 재측정 해 감염병 징후로서의 발열이 아님을 증명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오현기 목사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만들어 둔 매뉴얼을 보완해 코로나19 대응매뉴얼을 적용한 덕분에 교회를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으로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여 준 ‘코로나19 대응 보안 및 방역 단계별 매뉴얼’에는 총 5단계로 나뉜 상황에 따라 예배 참여 및 지도 방법, 방역 원칙, 교회 입장 시 동선, 임무별 담당자, 안내문자 예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오 목사는 “영적 방역을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영적 방역’은 이단 집단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고 이단 이탈 신도들의 영적 회복을 돕는 일이다. 오 목사는 “대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폐쇄성이 맞물리며 대규모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며 “이에 대한 근본적 대안이 대구로부터 제시된다면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교회는 5년째 교회 부설 이단대책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간 400여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오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이단 집단의 민낯을 확인하고 신앙회복을 꿈꾸는 이탈 신도들이 정통교회에 정착하기 위해선 방역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각 교회가 이단 전문상담 과정을 이수한 상담사를 갖추고 지역교회가 연합해 이단 탈퇴자의 신앙 재교육을 담당할 교육센터를 구축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산·대구=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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