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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대북특사

오종석 논설위원


북한이 무력도발까지 예고하는 등 남북 갈등이 고조되자 대북특사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역대 정부는 남북 관계가 꽉 막혔을 때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정보수장이나 최측근을 대북특사로 파견해왔다.

최초의 대북특사는 박정희정권 때인 1972년 5월 극비리에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었다. 이 부장은 만약의 경우에 자결하기 위해 청산가리 캡슐까지 갖고 갔다고 한다. 그는 김일성 주석과 면담한 뒤 7·4 남북 공동성명을 성사시켰다. 전두환정권과 노태우정권 때도 국가안전기획부장 등이 비밀리에 방북해 남북 정상회담을 타진했으나 실패했다. 김영삼정부 때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빌 클린턴 행정부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북·미 대결 국면을 대화국면으로 바꾸고 남북 정상회담까지 극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물거품이 됐다. 김대중정부는 2000년 3월 박지원 문화부 장관을 특사로 보냈다. 박 장관은 당시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네 차례 남북 접촉을 통해 6·15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그해 5월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은 평양을 찾아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을 사전에 조율했다. 노무현정부 때는 2005년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방북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다. 북한은 한 달 뒤 6자회담에 복귀했고, 그해 9월 중국에서 6자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2007년 8월에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특사로 방북해 남북 정상회담을 조율했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5명의 대북특사단이 2018년 3월과 9월 두 차례 방북해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박지원 전 의원은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외교라인을 통해 방호복을 입고서라도 (남북) 특사들이 만나고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남북 간 통신선까지 모든 게 단절되고 사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지하게 대북특사를 고민해보면 어떨까.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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