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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원 구성 강행… 21대 국회도 싹수 노랗다

여당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6개 상임위원장을 야당과 합의 없이 단독으로 선출하면서 21대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앞다퉈 21대 국회에서는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협치는커녕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와 북한의 대남 공세로 안팎이 다 어려운 상황에서 또다시 ‘싸우는 국회’를 만든 양당의 행태가 한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시작으로 176석 거대 여당의 일방적 독주가 노골화될까 우려된다. 여당은 단독 선출에 대해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시급한 현안 처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여야 간 쟁점이 있어도 시급성을 내세워 또다시 힘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다양한 국민을 대변해야 하는 국회 특성상 원 운영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 양보다. 특히 다수당의 소수당에 대한 배려와 상호 존중의 정신은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여당은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의 원 운영 과정에서는 야당을 더 배려하고 또 양보해야 할 것이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집하다 결국 얻은 것 없이 대치 정국만 자초한 통합당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앞서 여야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11대 7로 배분하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가져가되,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는 통합당이 챙기기로 했으나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됐다. 꽤 현실적인 안이었음에도 야당이 법사위를 가져가야 한다는 고루한 관례를 집착하다 쪽박을 찬 셈이 됐다. 주 원내대표가 여권을 향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쳤다고 나라의 미래까지 포기하겠다는 말인가. 통합당은 이번 일을 빌미로 국회 활동에 발목만 잡을 게 아니라 오히려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에 더 적극 나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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