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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무력시위로 긴장 고조… 정부는 비상대비 태세 갖춰야

북한이 끝내 남북 관계를 파탄 지경으로 몰아가는 형국이다. 북한은 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앞서 오전 북한군 총참모부는 ‘공개보도’를 통해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도 선언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공개 경고한 대로 모든 게 진행되는 듯하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다음 대적 행동’ 행사권을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 공언하면서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예고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가 있었던 건물을 개보수해 문을 열었다.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상시적 연락 채널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설치에 합의했다. 그런데 이 건물을 폭파했다는 것은 4·27 판문점선언을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북한군이 밝힌 공개보도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이 밝힌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는 남북 간 경제 협력과 평화의 상징적 장소로 꼽히는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의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다시 군부대를 주둔시키고 군사 요새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개성공단 지역은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 중 하나여서 병력과 장비를 집결해 문산을 거쳐 서울까지 최단 시간 내 돌파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금강산 관광을 위해 남측 유람선이 드나들었던 고성항(옛 장전항)도 원래 북한의 동해 최남단 해군기지로 군함과 잠수정이 배치됐었다. 결국 개성과 금강산이 다시 요새화되면 방사포·전차부대 등이 재배치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남북 정상은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우선 정상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여러 걸림돌 때문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까지 불거지자 북한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가. 김대중-김정일 시대부터 20여년 동안 쌓고 이어온 남북 간 신뢰를 하루아침에 모두 팽개쳐서야 되겠는가. 북한은 상황 악화에 더이상 나서지 말고 금지선을 넘지 않길 바란다. 정부도 대북특사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상황 관리에 나서는 한편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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