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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논란 ‘네이버통장’… 통장이란 이름 쓰면 안된다?

은행권 “미래에셋 CMA 상품인데 네이버가 은행 설립해 출시 착각”


초저금리 시대에 최대 연 3% 수익률을 내세우며 출시된 ‘네이버통장’이 때아닌 명칭 논란에 휩싸였다. 예금자보호(최대 5000만원)가 되지 않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데도 마치 은행의 예·적금처럼 ‘통장’이란 이름을 쓴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 소비자의 오인(착각)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네이버통장은 지난 8일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가 함께 내놓은 환매조건부채권(RP) 기반의 CMA 상품이다. 원금 100만원 한도로 8월 말까지 연 3% 수익을 지급한다. 네이버통장을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해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3%를 다시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닌 데다 이자소득세(15.4%)가 부과돼 실제 받을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가 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적 고수익 상품으로 화제가 됐다.

은행권은 ‘통장’이란 명칭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CMA 상품을 만든 미래에셋대우는 빼고 네이버만 강조하면서 네이버가 은행을 만들고 예금 통장을 출시한 것처럼 소비자를 착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통장 대신 ‘네이버 미래에셋대우 CMA계좌’ 등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 측은 “상품 광고나 가입 과정에서 CMA라는 걸 소비자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핀테크업계에선 “금융혁신의 과정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재단한다”는 항변도 제기된다.

이러한 논란은 빅테크(대형 핀테크기업)와 금융회사 간 결합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통장이 출시된 날 카카오페이와 하나은행도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을 선보였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도 지난해 4월 하나카드와 함께 ‘토스신용카드’를 출시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영향력이 카드에 이어 은행까지 확대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네이버통장의 소비자 피해 가능성 등을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과 소비자 오인 요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장이란 표현이 문제’라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CMA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등에는 ‘CMA통장’ ‘ISA통장’ 등의 용어가 통상적으로 쓰여 왔다”며 “금융혁신과 소비자보호 간의 균형점을 어떻게 맞출지에 더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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