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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승적 결단으로 고용 유지 해법 찾아야

勞는 임금과노동시간 양보하고 使는 해고 자제하는 대타협하길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18일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노동계가 고통 분담 방안을 제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임금 인상분 일부로 상생연대기금을 조성해 비정규직·사내 하도급 노동자를 직접 지원하고 코로나19로 고용 위기에 처한 사업장에서는 임금 인상 자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취약계층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올해 임금 인상분 일부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조성하고 고용보험료 인상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노동계는 대신 코로나 재난 기간 해고 금지 및 생계소득 보장,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들의 제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임금 인상을 전제로 한 고통 분담 제안이 마뜩잖았을 것이다. 지난달 20일 노사정 대표자회의 출범 이후 실무급 협의에서 진척이 없자 대표자들이 전면에 나섰지만 노사 간 큰 간극만 확인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9만2000명 줄었다. 지난 3월(-19만5000명)과 4월(-47만6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노사가 하루라도 빨리 고용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뒷걸음질이고, 영업이익률은 하락하고, 부채는 증가하는 등 경영 사정이 악화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노동계는 이런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일자리를 지키려면 임금과 근로시간 유연화 등에서 일정 정도 양보할 필요가 있다. 경영계도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실패로 노사 분규가 일상화되면 기업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노사가 접점을 찾아야 정부도 이달 말 종료되는 긴급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비롯해 4대 보험 납부유예, 실업급여 지급기한 연장 등 노사 합의를 뒷받침할 정책들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

노사정 대표자들이 이달 중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양보는 시늉만 하고 내심은 더 많은 걸 얻어내겠다는 자세로는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노사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정부도 합리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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