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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18원 정치후원금

이흥우 논설위원


정치와 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인건비, 사무실 운영비 등 정치엔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정치후원금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정치자금을 마련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국회의원들 스스로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 사람’이라고 자조했을까.

국회의원은 매년 후원회를 통해 1억5000만원까지 정치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선거가 있는 해의 경우 모금 가능액은 3억원으로 늘어난다. 개인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다. 의원들에게 후원금은 깨끗한 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존재다.

그러나 후원금이라고 다 응원의 의미가 담긴 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지탄 받을 행동을 한 의원들에겐 어김없이 ‘18원 후원금’이 쏟아지기 일쑤다. 18원 후원금은 국정농단 사태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항의 표시로 시작됐다.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의원이 18원 후원금 폭탄을 맞았다. 5·18 망언의 주인공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전 의원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손혜원 전 의원은 융단폭격을 맞았다. 18원 후원금에서 진화한 ‘1818원’ 후원금과 조롱의 1원 후원금도 쏟아졌다. 반면 응원하고 싶은 의원에겐 ‘1004원’ 후원금이 답지한다.

요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후원회에 18원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비례대표여서 별도 사무실이 필요 없다. 더욱이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기부금 유용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원금 모금에 나선 게 시민들의 부아를 돋웠다. 개인계좌를 통해 여러 차례 후원금을 모금했던 전문가답게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전공을 살려 후원회부터 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윤 의원은 “여러분의 소중한 응원을 희망으로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18원 후원금에 담긴 의미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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