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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자가당착적인 대남 전단 살포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

북한이 대북 전단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남 전단 대량 살포 계획을 강행할 태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보복 성전은 대남 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는 기사를 게재하고 인쇄된 전단 뭉치와 이를 정리하는 주민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노동신문도 같은 종류의 사진을 실었다.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는 자가당착이다. 북한은 최근 남쪽 탈북자단체가 살포하는 대북 전단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에 대한 남한 당국의 조치를 여러 차례 강하게 압박했다. 그런데 스스로 남쪽을 향해 전단을 뿌리겠다면 자기 모순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수용해 대북 전단을 제어할 법 제정 및 개정 의사를 피력했고, 대북 전단 살포 단체들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남한 당국에서 전단 통제 움직임을 보이는데도 북한이 대남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애초부터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 될 것이다.

북의 대남 전단 살포는 효과도 별로 없을 것이다. 대남 전단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 북남합의서까지’라는 글귀를 합성한 전단 뭉치에 담뱃재와 꽁초 등을 뿌린 사진이나 막말을 동원해 원색적으로 조롱하거나 비방하는 내용 따위가 포함됐다. 이런 정도의 전단으로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자유가 허용되고, 투표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남한 체제의 특성상 일소에 부쳐질 공산이 크다. 근거가 없거나 예를 넘어선 비방은 남한 국민의 비웃음을 사거나 외면받기 십상이고, 북한에 대한 염증을 부채질해 그나마 남아 있던 북한을 향한 일말의 기대마저 무너뜨릴 뿐이다.

북한 당국은 전단 문제를 제기하며 제시했던 논리와 명분을 스스로 부정할 뿐 아니라 효과도 떨어지는 대남 전단 살포 시도를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 동시에 대북 전단을 빌미 삼아 실행에 옮겼던 남북 합의 위반 행위들을 거둬들이고 대화의 장에 다시 나서길 촉구한다. 남쪽의 자유북한운동연합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대북 전단 100만장을 예정대로 날릴 계획이라고 한다. 남북 관계가 예상보다 급속히 악화한 민감한 시기인 만큼 튀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옳다. 다른 단체가 대북 쌀 페트병 보내기를 보류했듯이, 강대강을 고집하기보다 다른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한발 물러서는 게 현명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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