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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도 복지다… SH공사, 공간복지 전문공기업으로 도약”

[이제는 지방시대] 김세용 SH공사 사장 인터뷰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운영구상을 밝히고 있다. 최현규 기자

“1인당 스타벅스 수가 가장 많은 도시가 서울이더군요. 책보고, 글쓰고, 인터넷 서핑하는게 외국에선 공공도서관에 가면 되는 일인데, 우리나라는 커피숍에서 이뤄집니다. 도시공간의 서비스가 한참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간도 누려야 할 중요한 복지다. 주거복지를 넘어 공간복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복지란 공공 공간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주거의 질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주택 내부 설계에만 주목해왔지만 앞으로는 ‘공간복지’가 공공건축의 핵심적인 사회적 가치로 부각돼야 한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SH공사는 ‘도시공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미션으로 정하고 지역밀착형 생활SOC 및 생활서비스, 주민공동이용시설을 공급해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공간복지를 실현하며 공간복지 전문공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19년 4월 실행 조직으로 공간복지전략실을 만들고, 생활밀착형 공간복지 사업으로 ‘공간닥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처방하듯이 건축·도시·조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공간닥터로 임명해 노후 임대아파트의 외부공간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좁은 임대아파트 실내 주거공간을 벗어나 외부공간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영구 임대주택에 경로당은 부족한데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놓고 있다. 입주자 특성에 맞게 사용자 니즈를 반영해 그들이 원하는 시설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사장실에는 ‘민선7기 서울주택도시공사 추가 8만호 공공주택 공급계획’이라고 씌어진 판넬이 놓여 있다. 서울시 주택정책 실행기관인 SH공사의 사업지구별 착공년월과 건설호수, 공사기간 등이 상세하게 표시돼 있었다. 김 사장은 “민선7기 공적임대주택 24만호와 공공주택 추가 8만호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2030년까지 18만호를 추가 공급해 서울시 총가구의 20%를 공공주택으로 확보하여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임기 동안 ‘신혼부부 절반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을 기존 목표인 매년 1만7000가구에서 2만5000가구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된 주택사업 ‘청신호’가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해 9월 청신호 1호 ‘정릉하늘마루’ 166세대를 시작으로 고덕·강일 11단지, 오류동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 사업에 청신호 주택을 계속 공급하고 올해부터는 매입임대주택에도 청신호 개념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공공주택사업은 물론 주민센터, 공용주차장 등을 활용한 공공시설 복합화사업 등 다양한 공급방식을 통해 청신호주택을 향후 5년동안 3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2018년 부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 ‘컴팩트 시티’다. 도로, 차고지, 유수지 등 유휴부지를 입체적, 효율적으로 활용해 도시 공간을 재창출하는 사업이다. 신개념의 공공주택과 생활 SOC 공급으로 주거문제 해결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북부간선도로를 입체화하는 신내4 컴팩트시티, 공영차고지를 복합화하는 장지·강일 차고지 컴팩트시티, 빗물펌프장을 활용한 연희·증산 컴팩트시티 등 총 5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서울 증산빗물펌프장 위에 지어질 컴팩트시티 조감도.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김 사장은 “컴팩트시티 사업성이 괜찮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토지 위에 기존 기능을 유지한 채로 진행하니까 땅값이 안든다. 기술도 좋아져 공사기간이 많이 단축된다”고 말했다. 이어 “컴팩트시티가 진행되는 5곳 모두 주민 반대는 없는 편이다. 도서관, 수영장 등 주민편의 시설이 함께 건설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는 것 같다. 판에 박힌 성냥갑 모양의 주택 건축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기존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벗고, 커뮤니티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스마트 시민기업을 비전으로 선포하고 ‘SH시민주주단’을 발족했다. 김 사장은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시어머니를 두자’고 했다. 민간기업들이 정기적으로 주주들에게 보고하듯이 우리도 시민 주주 100명에게 주기적으로 주력사업을 보고하고 토론한다”고 말했다. SH공사는 2018년 사회적가치부를 신설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사장은 “SH공사의 사회적 공헌을 금액으로 따져 보니 연간 약 1조4000억원(‘18년도 기준)에 달했다. 그동안 경제적 가치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SH공사는 ‘생활밀착형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고 있다. 김 사장은 “거창하게 ‘마스터 플랜’ 만들지 말라고 했다. 몇 년의 시간을 들여 건물이 지어질 때엔 낡은 기술이 된다. 기존 기술을 개량해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바로 적용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센서로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해 미세먼지가 많은 날 자동으로 미세 물방울을 뿌리는 ‘스마트 쿨링포그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SH공사는 1989년 설립 후 30여년간 축적해온 택지조성, 주택건설, 도시개발 등의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에서 요청이 많이 온다. 대규모 주택 건설 기술을 수출하고 아시아 국가 중 수도를 도와주자는 원칙하에 몽골, 네팔 및 방글라데시 등 주요 국가의 컨설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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