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자후] 스팀사태로 불거진 등급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스팀 사태’로 난리다. 현행법대로 규제하자니 피해를 입을 유저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다. 그것은 불편한 현행법을 감내하고 있는 업체들을 모욕하는 꼴이다. 한 마디로 진퇴양난이다.

가장 쉬운 해결책은 자체등급분류사업제도를 개편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사업자들에게 너무 까다롭다. 이들은 연 1회 이상 평가, 연 4회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외에 다른 규정도 다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선 꺼려질 수 밖에 없다. 스팀이 몇 년째 제도권 밖에 있으면서도 규제받지 않는 상황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재작년 애플이 기한을 넘겨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신청한 것이 그 예다. 그렇다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할 수도 없다. 이럴 경우 피해는 이용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제도를 개편해 들어오기 쉽게 문을 넓히고 혜택을 줘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만으로는 미봉책이다. 심의제도 자체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전심의가 가지는 위헌적 요소, 민간자율규제 필요성 모두 공감한다. 그러나 실제 법개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게임법 개정만으로는 민간 이양이 불가능하다. 이유는 청소년보호법에 있다. 제7조에 따르면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심의할 수 있다. 폭력·선정·사행성이 있는 게임도 포함된다. 단, 타 법령에 심의기관이 존재할 경우 그곳에서 심의하게 된다. 그러나 법해석에 따르면 민간기구는 심의기관으로 인정될 수 없다. 즉 현행법상 심의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을 심의하지 않는다면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이를 맡게 되며, 민간 이양은 불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부처간 이견과 보수적 시각의 여론도 또 다른 장애물이다. 이런 까닭으로 지금 당장은 관련 법개정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대안을 제시했다. ‘설문형 등급분류체계’가 그것이다. 이를 도입하면 일반게임은 평균 12일에서 하루 반나절로 등급분류 소요시간이 단축되고 절차도 대폭 간편해진다.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과도기적 대안으로는 가장 현실성 있다.

정리하자면, 우선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제도부터 개편해 이번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부처에서 제시한 설문형 체계를 과도기적으로 거쳐, 궁극적으로는 심의 관련 법들을 개정해야 한다. 게임강국을 자처하면서 언제까지 낡은 심의제도로 있을 순 없다.

이도경 이상헌 의원실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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