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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턴 회고록에 나타난 트럼프의 위험한 동맹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대한 시각이 지나치게 평면적이어서 우려스럽다.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던 백악관 회의에서 갑자기 한·미 연합훈련 문제를 언급하면서 “50억 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한국)에서 나오라”고 말했다. 그보다 한 달 전에는 볼턴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80억 달러(일본)와 50억 달러(한국)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에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문제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튀는 발언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수반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예민한 영향을 미치는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 카드로 사용할 정도로밖에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한·미동맹은 올해 70주년을 맞는 6·25전쟁을 함께 피 흘려 치른 혈맹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외교·군사를 넘어 경제·사회적으로 깊은 유대를 쌓아 왔다. 이런 역사성을 헤아리지 않고 돈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다. 주한미군의 존재는 미국의 이익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를 그저 장사꾼처럼 비용의 문제로만 본다면 결과적으로 미군을 용병으로 치부하는 일이 될 것이다.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새삼 확인된 미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우려를 더한다. 한·미 당국은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속히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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