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출판·반포의 역사 상세히… 신앙인에 유익한 사료

[서평] 옥성득 교수의 ‘대한성서공회사Ⅲ’를 읽고


나라마다 성서공회가 있다. 한국엔 대한성서공회가 있다. 성서공회 존립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인 신·구약 성경을 본문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번역하고 다양하게 출판해 많은 사람이 읽도록 하는 데 있다. 성경 ‘번역’ ‘출판 ‘반포’로 그 역할을 축약할 수 있다.

대한성서공회의 역사가 책으로 나왔다. 오랫동안 이 분야에 심혈을 기울인 재미 학자 옥성득 교수의 저술이다. 옥 교수는 현재 미국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에서 한국근대사와 한국종교사를 가르친다. 한국교회사를 이해하려면 한국교회의 성경 번역과 출판, 반포의 역사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국내 목사와 신학생에게 매우 유익한 역사적 사료다. 성경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책을 접하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내 관심은 주로 성경 번역에 집중됐다. ‘공동번역성서’(1977년)와 ‘공동번역성서개정판’(1999년), ‘표준새번역’(1993년)과 ‘표준새번역개정판’(2001년), ‘개역한글판’(1956년)과 ‘개역개정판’(1998년)에 관한 이야기다.

성경 번역 이론을 두 개로 나눠보면 ‘형식일치 번역’과 ‘기능적 동등성 번역’이 있다. 전자는 보수 교단이, 후자는 진보 교단이 선호한다. 하지만 사실상 그렇게 딱 부러지게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표준새번역’이 한국교회에서 공인된 번역 성경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이유는 국내 장로교 보수 교단의 성경관과 한국 기독교인의 보수적 성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교단 간, 교단 내 정치적 요인이 신학적 색깔론과 엉겨 붙어 번역 출판일이 꼬인 경우도 허다했다. 예를 들어 한국성서공회가 ‘표준새번역성경’ 문제로 보수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한국성경공회’란 단체가 발족했다. 이 단체는 ‘하나님의 말씀 신구약성경’(1996년)을 출판했다.

성경 번역에서 번역 이론 문제는 지금도 중요한 이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번역 용어 문제도 큰 논쟁거리다. ‘공동번역성서’의 경우뿐 아니라 ‘표준새번역’에서도 번역자 간 여러 논의와 논쟁이 있었다. 이는 신학적 자유주의와 보수 간의 진영 싸움이기도 했다. 같은 진영에서조차도 한국어에 대한 상이한 이해로 갈등했다.

이런 과정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겨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참고로 이전에 나온 대한성서공회사는 다음과 같다. 옥성득·이만열 공저의 ‘대한성서공회사I: 조직·성장과 수난’(1993년), 류대영·옥성득·이만열 공저의 ‘대한성서공회사II: 번역·반포와 권서사업’(1994년).


류호준 목사(전 백석대 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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