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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차 추경안 부실 많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경고

한국판 뉴딜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위기를 넘어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국가프로젝트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한국판 뉴딜이 포함된 역대 최대 규모 35조3000억원에 이르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연일 야당에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제3회 추경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고용안정특별대책,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의 세부 사업 상당수가 부실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2025년까지 76조4000억원의 국비를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의 경우 사업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사업 계획과 사전 절차가 미흡해 사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 상당수 편성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초·중등학교의 태블릿 PC 등 노후 기자재를 교체하는 걸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예산정책처는 ‘그린 뉴딜 유망기업 육성’사업은 지원 대상 선별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고 ‘인공지능(AI) 바우처 지원’ 사업은 지원받은 기업의 사업 성과 및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8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일자리 창출 사업도 문제다. 5월 기준 전체 실업자가 127만여명인데 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 사업은 155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예산정책처는 “경기가 좋을 때도 실업자 수가 100만명 정도를 유지했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 급여 등까지 포함하면 세금이 중복 투입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만들어지는 일자리의 ‘질’도 우려된다. 예산정책처는 “이 사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회성 단기 공공부조 성격에 그치게 될 우려가 있다”며 “사업 참여자들의 구직 역량을 높이고 이들이 채용되는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설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여야가 하루라도 빨리 추경 심의에 들어가야겠지만, 늦었다며 허겁지겁 통과에만 매달릴 게 아니다. 기획재정부가 짧은 시간에 3차 추경까지 하면서 부실 예산안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전문가들 사이에 이미 있었던 터다. 예산정책처의 지적은 이러한 우려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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