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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치고 빠지기식 장단에 휘둘리지 말아야

북한 김정은, 김여정 남매의 치고 빠지기식 남한 길들이기는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만만히 보고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일이다. 눈에 뻔히 보이는 얕은 수로 문재인정부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갖고 놀려는 수작 같아서 모멸감마저 든다. 북한은 얼마 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시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더니 23일에는 돌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심이나 쓰듯 군사행동을 보류시켰다. 이어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들어 남한을 봐주기라도 한다는 듯 곧바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했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군사행동 카드를 꺼내든 것부터 잘못됐지만, 마치 잘하는지 더 두고보겠다는 식으로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한 것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군사행동을 완전히 철회하지도 않았고, 더 큰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기만 전술일 수도 있는 만큼 군은 더욱 굳건한 군사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 남매의 짜고 친 듯한 대남 전술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흔들고 남남갈등을 일으키겠다는 속셈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하지 않으려면 정부는 북측의 냉온탕식 전술에 흔들릴 게 아니라 더욱 원칙 있는 대북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 특히 최근 북측의 위협에 정부가 고개를 수그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들이 앞으로 더욱 기고만장한 태도로 나설까 우려된다. 이를 허용치 않으려면 북측의 무리한 요구는 단호히 거절해야 하고, 있을지 모를 군사적 도발에는 우리도 상응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혀야 한다. 아울러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서도 ‘군사합의를 위반한 건 아니다’는 식으로 넘어갈 게 아니라 엄중한 항의와 함께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

오늘로 6·25전쟁 7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아직 남북이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히 북한이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무시하고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걸 보면 그들이 아직도 과거의 무력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북한이 아직도 그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하루빨리 거기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또 남한이나 미국을 향해 힘 자랑 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서둘러 핵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 북한이 과거의 잘못을 되새겨 이제라도 냉정을 되찾고 민족 화해와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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